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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달동네 중계동 백사마을의 실험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의 23%(흰원 구역)는 저층 주거지 보전구역으로 재개발된다.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꼽히는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 사는 심모(70·여)씨는 그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마을이 2009년 5월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자칫 삶의 터전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아파트로 재개발되면 속칭 ‘딱지’로 불리는 입주권이 주어지지만 추가 부담금을 낼 형편이 되지 않는다. 심씨는 “재개발 아파트가 들어서도 부담금을 낼 돈이 없다. 그냥 지금 집만 깨끗하게 고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심씨처럼 백사마을의 일부 주민은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노원구 중계동 30-3번지 일대 백사마을 18만8900㎡ 중 4만2773㎡(약 23%)를 저층 주거지 보전구역으로 변경하는 주택재개발 정비계획을 3일 결정했다. 1960~70년대 주거 문화와 흔적을 간직한 백사마을의 일부 지역을 보전구역으로 지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백사마을에 1720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지만 옛 모습을 간직한 저층 주택 354채는 그대로 남는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전면 철거 뒤 모두 획일적으로 아파트를 건립하는 재개발 정비 방식에서 탈피했다”며 “저층 주거지를 보전하면서 주변에 아파트 건립을 병행하는 새로운 시도”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 시절에도 저층 주거지 보존 방식의 개발을 추진했지만 올 1월 박원순 시장이 발표한 ‘서울시 뉴타운·정비사업 신(新)정책구상’에도 부합한다. 박 시장은 당시 “사회적 약자가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전면 철거 방식의 뉴타운·정비사업 관행을 거주자 권리가 보장되는 공동체·마을 만들기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저층 주거지 보전구역은 유네스코 역사마을 보전 원칙을 따르기로 했다. 기존의 지형과 골목길을 유지하며 일부 주택만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작은 마을박물관과 문화전시관을 건립하고, 공원에 공동 텃밭을 만들어 이웃 간, 세대 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한다.

이 실장은 “2014년 4월 착공에 들어가 2016년 10월 완공할 예정”이라며 “과거 도시의 흔적을 계속 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백사마을과 달리 강남구 개포동 567번지 구룡마을의 도시개발구역 지정안은 보류됐다. 도계위는 세부적인 구역 설정을 위해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장을 답사한 뒤 재상정할 예정이다.


◆백사마을=1960년대 도심 개발로 청계천·영등포·양동·창신동 등에 살던 철거민이 이주하면서 형성됐다. 불암산 자락에 있으며 당시 경기도 양주군 노해면 중계리 산 104번지에 속했다. 옛 번지수를 따 ‘백사(104)마을’이란 별칭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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