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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산업융합촉진법에 거는 기대

이상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부원장
중국 한나라에 이광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어느 날 산 중턱에서 호랑이를 본 그는 힘껏 활을 쏘았고, 화살은 호랑이의 정수리에 정확히 꽂혔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그것은 호랑이와 닮은 큰 바위였다. 그는 화살을 뽑아보려고 했으나 너무 깊이 박혀 뽑을 수가 없었다. 다시 그 바위에 화살을 쏴 보았지만, 화살은 박히기는커녕 튕겨나갔다. 중석몰촉(中石沒鏃)이란 말은 이처럼 집중해 전력을 다하면 믿기지 않는 큰 힘도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한국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무역대국이 됐다. 선진국처럼 오랜 기간 탄탄한 경제기반을 쌓아온 결과가 아닌, 전쟁의 폐허 위에서 시작해 무역입국 정책을 집중 추진한 지 반세기 만에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중석몰촉이란 말은 잘 들어맞는다.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기까지 기업체는 물론 정부와 전 국민이 공로자일 것이다. 물론 앞으로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당장에는 올해 치러지는 선거로 들뜰 사회 분위기를 다독이고 중장기적으론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 후퇴, 양극화 심화, 실업 문제와 같은 어려운 숙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도전의 전기를 맞이한 한국은 이전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차원으로의 도약이 필요하다. 산업과 산업, 기술과 기술, 기술과 상품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고 성공 모델을 쌓아감으로써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브랜드에 ‘융합’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

 한국에 앞선 무역대국은 지속적인 미래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치밀하고 광범위한 계획으로 산업 간, 기술 간 융합을 꾀하며 시너지를 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기존 산업구조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소프트웨어산업을 결합함으로써 경쟁력을 배가시키고 있고, 중국은 강력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제품 간 교집합을 통해 수출 품목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독일은 서비스산업을 강화해 제조업과의 균형발전을 모색하고 있고, 프랑스는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과 수출지원을 위해 국가 기능을 통합하는 과정에 있다. 일본은 뛰어난 제조업 기술력을 차세대 신산업에 접목해 제품과 인프라를 연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지난해 ‘산업융합촉진법’을 제정해 산업 전반에 융합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발 벗고 나섰다. 그리고 2020년 무역 2조 달러 시대에 조기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제1차 국가 산업 융합발전 기본계획’을 상반기 중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정보기술(IT) 산업과 주력 산업을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으로, 연구개발(R&D) 집중·확대와 시장창출 지원을 적극 강화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예컨대 지금으로부터 꼭 50년 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됐을 때처럼 한국 경제의 성장 패러다임을 변혁하는 전환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전략적인 기술·산업 간 융합을 통해 독자적이고 실제 성장 모델을 창조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R&D 투자를 통해 범국가적인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상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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