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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 POLAND … TV회사의 이유있는 사랑 마케팅

삼성전자가 1일(현지시간)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 위치한 국립경기장에서 ‘아이 러브 폴란드’ 행사를 열었다. [연합뉴스]<사진크게보기>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국립경기장. 다음 달 열리는 유로컵 2012를 앞두고 공동개최국인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유명인들이 참여하는 친선경기가 열렸다. 붉은색과 흰색 유니폼을 입은 폴란드팀도, 푸른색과 노랑색 유니폼의 우크라이나팀도 가슴엔 ‘삼성’ 마크를 달았다. 삼성전자 폴란드법인이 이 친선 경기의 메인 스폰서로 나섰기 때문이다.

 경기에 앞서 일주일간 바르샤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 하트와 폴란드의 알파벳 모양의 대형 구조물 7개를 설치하고, 시민들이 폴란드를 사랑하는 이유를 붉은색 펜으로 적도록 했다. 사람 키 닿는 데까지 폴란드 사랑을 적다 보니 아래쪽은 붉은색, 위쪽은 흰색인 폴란드 국기 형상이 됐다. 이날 경기장 입구에 이 구조물들을 모아 ‘코함 폴스케 자(폴란드를 사랑하는 이유)’ 캠페인을 열었다. 2만 명이 넘는 시민이 ‘프레데릭 쇼팽(음악가)’ ‘주렉(전통 수프)’ ‘교황(요한 바오로2세가 폴란드 출신)’ 등을 썼다. 카밀 코모로브스키(25)는 “잠시나마 내 나라에 대해 생각해보게 돼 신선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한켠에 놓인 ‘삼성은 폴란드를 사랑합니다’란 푯말만이 삼성전자가 벌이는 캠페인임을 암시했다. 정현석 폴란드법인장은 “이곳에서 뿌리내리고 영속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우리 제품이 좋다’는 걸로는 부족하다”며 “현지인들과 하나가 되어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폴란드에서 3000명을 고용해 생산법인·판매법인·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해외 마케팅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삼성의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잠재 고객들의 감성을 파고들고 있다. 삼성 TV는 7년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평판 TV시장에서 23%를 차지했다. 삼성 TV에 대한 선호는 유럽으로 가면 더 올라간다. 유럽 지역 평판 TV 점유율은 35%다.

 삼성전자 헝가리 판매법인은 1일(현지시간) 수도인 부다페스트 북부에서 ‘삼성 올림픽 그린 페스티벌’을 열었다. 1995년부터 전국 여러 도시에서 동시에 달리기 대회를 열었고, 3년 전부터는 친환경이란 아이디어를 더한 가족 행사로 만들었다. 7000명이 참가해 푸른 하늘과 초록빛 풀밭을 배경으로 단축 마라톤, 자전거 경주, 어린이 언덕 달리기 등 다양한 경기가 열렸다. 행사장 한켠에서 ‘에코 버블 세탁기’ 5대로 참가자들의 땀에 젖은 운동복을 빨아준 것을 제외하고는 제품을 직접 드러내지 않았다. 이스트반 팍스코 헝가리판매법인장은 “점유율을 40%에서 5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삼성을 ‘아는 것(know)’이 아니라 ‘사랑하게(love)’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제품은 이미 훌륭하다”며 “품질이나 가격·기능 때문이 아니라 그냥 ‘삼성이기 때문에’ 선택하게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초 41%던 삼성전자의 평판 TV 점유율이 올초에는 52%로 뛰었다. 헝가리 법인 이충순 부법인장은 "헝가리에서 TV를 생산하고 있어 ‘메이드인 헝가리’ 마케팅이 한 몫을 했다 ”고 말했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애정을 키우고, 애국심을 파고드는 감성 마케팅과 더불어 생산 효율성을 높인 것도 세계 1위의 1등 공신이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70㎞쯤 떨어진 야스페니사루시의 ‘삼성테르(대로) 1번지’에 있는 헝가리 생산법인은 삼성 TV의 유럽 공략 전진기지다. 유럽에서 한 해 팔리는 삼성전자 TV 1400만 대 중 절반인 700만 대를 이곳에서 만든다. 전 세계 15개 TV 공장 중 둘째로 크다. 2일(현지시간) 제1 공장의 40인치 TV 생산라인. 한쪽 끝에서 작업자 2명이 LCD 패널에 플라스틱 테두리를 씌우면서 작업이 시작됐다. 빠른 손놀림의 작업자 10여 명을 거치자 TV가 완성됐다. 약 12초 만에 박스 포장까지 마쳤다.

 헝가리 공장은 직원들의 제안을 바탕으로 한 달에 360건 정도를 개선한다. 자재와 부품을 실어나르는 무인운반차(AGV)가 대표적이다. 공장 안을 돌아다니는 50대의 AGV는 부품을 싣고 바닥에 깔린 센서를 따라 움직인다. 사람이 수레를 밀고 다니지 않아도 돼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AGV 모양이 제각각 달랐다. 간혹 걸레를 매단 AGV도 볼 수 있었다. 자재를 배달하며 바닥 청소도 겸하라는 뜻이다.

 완성된 TV를 출하하기 전 마지막 단계인 대량 묶음포장(래핑) 단계에는 올해 초 새로운 기계를 도입했다. 기존에 36명이 투입되던 일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4개 층으로 쌓아올린 TV 박스 40개를 위에서부터 한 번에 비닐을 씌워 고정하는 방식 때문에 직원들은 ‘콘돔 래핑’이라고 부른다. 공정을 개선하다 보니 올해 초보다 1인당 생산대수가 23% 증가했다. 다음 달까지는 연초보다 50% 늘릴 계획이다. 이 법인장은 “경쟁사들이 TV사업에서 적자를 내지만 삼성이 건재한 이유 중 하나는 사소한 것도 지나치지 않고 비용 절감을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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