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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적인 남북 단일팀 선수들의 감동적이고도 슬픈 ‘통일’


“전화 할 게도 안 되고, 편지 할 게도 안 되고…. 이런 이별이 어딨어?”

 1991년 일본 지바(千葉). 탁구 남북단일팀 ‘코리아’에서 46일간 호흡을 맞춘 분희(배두나)와 정화(하지원). 다가온 이별 앞에서 정화는 담담하게 분희를 보내려 하지만 끝내 눈물을 쏟는다. 맞잡은 손을 놓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는 정화와 분희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들의 이별이 예정돼 있었듯, 관객들 모두 영화의 결말을 짐작했지만 극장 안은 훌쩍이는 소리로 가득하다. 배우 하지원 역시 촬영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이 신을 꼽았다. 그는 “정화와 분희가 헤어질 때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현정화(43)는 당시 심경을 이렇게 전했다. “헤어지는 순간 전화번호를 교환할 수도 편지를 보내겠다는 말도 할 수가 없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헤어짐이 있으니 다시 만날 수 있는 날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영화 ‘코리아’(감독 문현성)는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남북단일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987년 KAL기 폭파 사건으로 악화된 남북관계가 1991년에도 여전했다. 냉랭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탁구 교류가 추진됐다. 우여곡절 끝에 탁구 남북단일팀이 결성되고, 양쪽 선수들은 한반도가 아닌 일본에서 46일간 합동훈련을 한다. ‘코리아’란 이름으로 한 팀이 된 남북 선수들은 연습·생활방식은 물론 말투까지 달라 사사건건 부딪힌다. 양쪽을 대표하는 라이벌 정화와 분희 사이에 신경전도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그러나 분희의 간염 투병 사실을 알게 된 정화가 분희에게 안타까운 감정을 느끼며 두 사람은 우정을 나눈다.

다른 선수들 역시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며 함께 추억을 쌓는다. 각종 대회에서 세계 최강 중국의 벽을 실감했던 남과 북은 지바에서는 하나가 돼 3시간40분의 격전 끝에 중국팀을 물리치고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탁구대 위에서 이룬 ‘작은 통일’은 너무나 짧았다. 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기약 없는 이별이 남북 선수들을 기다린다. 가장 감동적이었지만 가장 슬펐던 1991년 그날의 기억이 영화 ‘코리아’로 되살아난다.

 현정화 특유의 파이팅 구호와 몸동작을 실감나게 연기한 하지원과 왼손잡이인 리분희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왼손으로 탁구 훈련을 한 배두나의 열연은 영화 ‘코리아’가 1991년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를 빠트릴 수 없다. 국가대표팀 이 코치를 연기한 박철민과 남북단일팀 감독 조남풍 역의 김응수는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다. 신인 한예리의 활약도 눈에 띈다. 북한 국가대표 선수 ‘순복’ 역을 맡은 한예리는 북한 사투리를 유창하게 구사해 영화 개봉 전부터 주목 받고 있다. 5월 3일 개봉하는 영화 ‘코리아’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로 가득 찬 극장가에 따뜻한 감동을 전할 것이다.

  송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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