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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국회 우려 있었지만 폭력 방지에 손 들어줬다

18대 국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상정을 놓고 ‘해머·전기톱 국회’를 보여줬다. 비준안의 본회의 표결 때는 최악의 ‘최루탄 국회’를 연출했다. 19대에선 이런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만든 법안이 ‘몸싸움 방지법’으로 불린 국회법 개정안이다.

 18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2일 여야는 찬성 127명, 반대 48명, 기권 17명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가결시켰다.

 본회의 찬·반 토론에서 "다수결이 아닌 5분의 3 의결 (기준)을 도입해 식물국회를 제도화했다”(새누리당 심재철·김영선 의원 등)는 반대가 있었지만 “폭력국회를 막으려면 대화·타협해야 한다”(새누리당 남경필, 민주통합당 박상천 의원 등)는 찬성파의 논리가 더 먹힌 셈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19대 총선 공약으로) 국민과 약속 드린 법안이기 때문에 꼭 처리해야 한다”며 법안 처리를 주문한 것이 여당 내부의 반발표를 최소화했다.

남경필 의원은 박상천·김영선 의원 등 4·11 총선에 출불마하거나 낙선한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한 데 대해 "국회에 나오기 쉽지 않았을텐데 마지막 의무를 다하는 모습이 감동스럽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새 국회법이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5월 30일 시행되면 법안의 상정에서 표결까지 국회 운영방식이 크게 바뀐다.

 우선 모든 법안은 상임위에 회부된 뒤 45~50일이 지나면 자동 상정되기 때문에 상정을 놓고 싸울 일도 없어졌다. 그렇지만 상임위에서 본회의까지 가는 시간은 더디게 됐다.

 무한정 법안처리가 지체되는 걸 막기 위해 ‘안건 신속처리제도’(Fast Track)가 도입됐다. 일단 신속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되면 상임위에선 180일, 법사위는 90일 이내 심사를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회의에 자동 회부된다. 하지만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려면 각 안건의 소관 상임위원회 재적 5분의 3 이상 의원이 찬성해야 한다. 그동안 5분의 3이란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여당이 반대해온 것이다.

 신속처리 안건이 아닌 일반 안건의 경우 야당이 위원장을 맡는 법제사법위원회가 자구심사를 이유로 일반 안건의 심의를 고의 지연할 경우에 대한 견제장치가 마련됐다.

 18대 국회까진 무한정 법사위원장이 법안을 잡아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 소수인 야당에선 법사위원장이 ‘마지노선’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법사위가 120일 이내 특별한 사유 없이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소관 상임위 5분의 3 이상의 찬성, 본회의 재적 과반의 찬성으로 안건을 본회의에 바로 상정할 수 있게 했다.

 대신 여권은 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권한을 양보했다. 19대 국회부턴 국회의장이 천재지변과 전시 등의 국가 비상사태가 아니면 본회의 직권상정을 할 수 없게 한 것이다.

 또 본회의에서 재적 3분의 1(100명) 이상의 요구로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도 도입됐다.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의 의결로 강제 종료하거나, 회기가 끝나면 자동 종료된다. 다음 회기에는 해당 안건을 지체 없이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런 새 국회법에 대한 우려는 여권이 더 크다. 정의화 국회의장 권한대행은 법안 통과 직후 “제헌국회부터 이어져오던 우리 국회운영의 근본 틀이 바뀌게 됐다. 19대 국회가 무기력국회, 식물국회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동국대 김준석(정치학) 교수는 “필리버스터를 회의가 끝나면 자동종료되게 한 것은 갈등 소지를 줄여 긍정적”이라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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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