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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신 김미란 과장님, 알고 보니 사기꾼 김미란

국내 보이스 피싱 사기단이 보낸 스팸 문자.
운수업을 하는 신모(50)씨는 지난해 12월 ‘김미란 과장입니다. 월 17만원에 3000만원 대출 가능합니다’라는 문자를 받았다. 상담 전화를 걸자 상대방인 김 과장은 “신용등급이 나빠 회사에 재직 중인 것으로 위장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근로소득세 일부를 납부해야 한다”며 25만원을 요구했다. 소액이라고 판단한 신씨가 돈을 부치자 시중은행 대표전화(1588-25**)로 확인전화가 왔다. 은행 직원은 “대출신청서가 접수됐는데 지급보증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씨는 대출이 진행 중이라 믿고 대출 소개 업체에 지급보증서 보증금 등 명목으로 285만원을 부쳤다. 그러나 이후 연락이 끊겼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봉석)는 시중은행에서 전화를 건 것처럼 서민들을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신종 ‘보이스 피싱’ 조직을 적발, 김모(51)씨 등 7명을 사기 등 혐의로 2일 구속기소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민 2300여 명을 대상으로 대출 수수료 명목 등으로 34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점조직 형태로 중국 등에 콜센터 사무실을 운영하던 기존 보이스 피싱 조직과는 달리 관련자 70여 명 전원이 국내에 기반을 둔 순수 국내파 조직이었다. 이들은 ‘문자발송팀’ ‘대포통장팀’ ‘전화상담팀’ ‘대출직원 사칭팀’ ‘현금인출책’ 등으로 세분화해 조직을 운영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대부업체 등에서 유출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한 뒤 매일 10만 건씩 5개월 동안 1500만 건의 쓰레기(스팸) 문자를 발송했다. 이어 대출희망자를 대상으로 20만~30만원 내외의 소액 알선 수수료를 요구한 후 정상적으로 대출이 진행되는 것처럼 위장했다. “대출 과정에서 지급보증서나 4대 보험가입이 필요하다”며 두세 차례에 걸쳐 수백만원씩을 갈취했다. 특히 이들은 대출자의 의심을 막기 위해 국내 시중은행 대표전화로 자동변환되는 시스템을 갖췄으며, 30여 쪽 분량의 ‘마케팅 지침서’도 마련해 상담원을 철저히 교육시켰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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