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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일까, 도서관일까 … 어린이 책 1만 권 있어요

서울 이문동 동안교회가 최근 어린이 전용 도서관을 마련해 지역사회에 개방했다. 이 교회 젊은 신자들의 제안을 담임목사와 장로단이 받아들인 결과다. 왼쪽부터 김현준 목사, 동안유치원 손승현 원장, 청년부 신자 이지영·신세례씨, 담임 김형준 목사.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서울 이문동 동안교회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1958년 설립된 교회는 덩치가 크다. 등록신자 수만 1만700여 명. 주일 평균 출석 인원이 5500명에 이른다. 한데 전체 숫자 중 대학생·젊은 직장인 등 청년부 신자 수가 2500명에 이른다. 대개 개신교 교회의 청년 신자비율은 10% 안팎. 동안교회는 이 비율이 45%나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젊은 교회다.

 교회는 최근 ‘비전센터’라는 이름의 4층짜리 새 건물을 지었다. 2500명을 수용하는 본당만으로는 신자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이 대목에서 교회는 또 한번 색다른 선택을 했다. 별도의 건축헌금을 받지 않았다. 매달 헌금액 중 30% 정도를 아껴 공사비 30억원을 충당했다. 성전 건축을 위한 ‘작정헌금’을 받지 않은 건 꽤 이례적인 일이다.

 동안교회의 특별한 점은 또 있다. 비전센터 2층에 어린이 전용 꿈마루 도서관을 마련하고 4세 아동∼초등 고학년을 위한 도서 1만 권을 비치했다. 교회의 지역사회 환원이다. 이 과정에 청년부 신자가 깊숙이 관여했다. 어린이도서관을 짓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디자인 전문가·도서관 사서 등 전문직 청년신자들이 달라붙어 번듯한 결과물을 내놨다. 동대문구 유일의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교회를 떠받치는 젊은층이 힘을 발휘한 것이다.

 동안교회, 그 젊음의 비결은 뭘까. 젊은이를 적극 수용하는 목회 리더십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 27일 교회를 찾았다.

 ◆교회도서관의 새 기준=어린이도서관 얘기는 비전센터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말 나왔다. 담임 김형준(55) 목사는 애초부터 주일이 아닌 평일에는 새 건물을 지역사회에 개방할 생각이었다. 교회 인근 청량초등 교사인 한 청년부 신자가 어린이도서관을 짓자고 제안했다.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방과후수업 직전까지 한 두 시간 동안 갈 곳이 없다는 거였다. 서민이 많이 사는 지역 특성상 세심하게 아이들을 보살피지 못하는 가정이 많다는 얘기였다.

 의견은 즉시 받아들여졌다. 김현준(43) 목사와 교회 부속 유치원 손승현(52) 원장 등으로 준비위원회가 구성돼 올 초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했다. 서울과기대 강의전담 교수인 신세례(29)씨는 디자인교육 전공을 살려 서울 시내 이름난 어린이도서관을 발로 뛰며 벤치마킹했다.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들어가 뒹굴면서 책 읽을 수 있는 도서관 내부 구조는 이렇게 탄생했다. 지금은 총장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당시 도서관 사서였던 광운대 이지영(43)씨는 인근 초등학교·공립 도서관들의 도서 대출 순위를 조사해 인기가 높은 책들로 구입 목록을 작성했다.

 도서구입비 1억원만은 특별헌금을 받았다. 1490명이 십시일반 정성을 보탰다. 이중에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차상위계층·기초수급대상자도 84명이나 된다.

 ◆젊은층이 교회의 중심=동안교회의 ‘청년 우대’는 뿌리 깊다. 교회가 커지면 이를 다시 분립하는 ‘기득권 포기’로 주목받았던 높은뜻연합선교회 김동호 목사가 90년대 초반부터 10년간 교회를 이끌었다. 당시 김 목사는 장로들의 각종 사업 집행권을 젊은 신자층에게 물려주는 제도개혁에 성공했다. 장로는 계약서 등에 관여하지 않고 지도·감독 역할만 한다. 대신 집사가 사업을 집행한다.

 2001년 말 부임한 김형준 목사는 “전임 목사님이 바꾼 교회 제도를 실질적인 내용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자들의 동의에 따른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특히 청년부 신자들의 마음을 잡는 데 힘썼다. 비판의식이 날카로운 시기인 만큼 까닥 잘못하면 언제라도 교회를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안교회 부임 전 목회하던 교회의 한 청년부 신자가 한 말이 두고두고 마음의 짐이 됐다. “요즘 목사님들은 꼭 라틴어로 설교하시는 것 같아요.”

 김 목사는 “젊은층과 소통하려고 5개 일간지를 구독한다”고 했다. 코미디 프로 ‘개그 콘서트’도 즐겨본다. “젊은이들의 감성을 이해하고 사회이슈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기 위해서”다. 청년들의 눈빛을 생각하면 교회가 돈 문제에 휘말릴 겨를이 없다고 했다.

 그 결과물이 비전센터, 어린이도서관이다. 신세례씨는 “우리 교회 정도면 큰 교회인데도 김 목사님이 어렵지 않고 친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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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