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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보이니, 내 마음

포수의 매니큐어는 투수가 사인을 잘 볼 수 있도록 하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그 배려심 때문에 투수와 포수의 거리 18.4m는 전혀 멀지 않다. LG 포수 심광호가 흰색 매니큐어를 바른 손가락 다섯 개를 쫙 피는 사인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LG 트윈스]

최근 모 광고에 매니큐어를 바르는 포수 이야기가 나온다. 포수가 매니큐어를 칠하는 건 투수가 사인을 잘 볼 수 있도록 하려는 ‘배려심’의 발로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KIA 포수 김상훈(35)이다. 김상훈은 2008년 중반부터 손화장을 하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당시 투수와의 사인 미스가 종종 생기자 대책 마련 차원에서 팀후배 차일목(31)과 함께 매니큐어를 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두 선수는 “그 뒤로 계속 매니큐어를 쓴다”고 했다. 대부분 흰색을 쓴다. 착시현상을 줄이기 위해 형광색을 쓰기도 한다.

김상훈(左), 심광호(右)
 ◆‘매니큐어 포수’ 시작은=야구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매니큐어를 바른 최초의 포수로 이만수(54) SK 감독이 꼽힌다. 이 감독은 삼성에서 포수로 뛰던 80년대 중반부터 눈이 나쁜 투수들을 위해 손가락에 매니큐어를 발랐다. 이 감독은 “내가 최초인지는 잘 모르겠다. 타구단 포수들 중엔 보지 못했다. 투수들이 사인을 잘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매니큐어를 바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잘 보이게 분홍색이나 붉은색을 썼다. 하도 오래돼 언제 처음 했는지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게 이 감독의 전언이다.

 이후 매니큐어 포수로는 김정민(42) LG 배터리 코치가 있다. 그는 LG에서 뛰던 2000년대 중반 매니큐어를 썼다. 김 코치는 “LG 유니폼은 줄무늬가 섞여 있어 포수가 사인을 내면 그늘이 져서 잘 안 보인다. 처음에는 하얀색 반창고를 써보다 불편해 흰색 매니큐어로 바꿨다”고 했다. 최근에는 LG 포수 심광호(35)와 유강남(20)도 매니큐어를 바르고 경기에 나선다. 매니큐어 때문에 이상한 시선을 받기도 했다. 김상훈은 “악수를 할 때 매니큐어를 칠한 손을 보고 변태로 오해받기도 했다”며 웃었다. 김 코치도 “현역 시절 매니큐어를 지우지 않고 편의점에 갔더니 점원이 이상한 눈으로 보기에 왼손으로 계산하고 나왔다”고 했다.

 ◆매니큐어 효과는=야구인들은 포수의 매니큐어가 큰 효과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사인은 엄지손가락의 방향이나 손가락의 개수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수가 매니큐어를 바르고 사인을 내야 할 정도라면 투수의 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주자들에게 사인을 들킬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모든 포수가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는 이유다. 이 감독도 “개인 성향 차이라 포수들에게 ‘하라’ ‘말라’고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긍정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도 적지 않다. 투수들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불편함을 없앨 수 있고, 사인 미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훈은 “1군 마운드에 처음 오르는 신인투수의 경우 긴장해 사인을 잘못 보는 경우가 있는데 매니큐어로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강성우(42) 한화 배터리 코치도 “손가락 세 개를 펼 때와 네 개를 펼 때 투수가 구별하기 힘들다. 과거 한화 포수들도 몇 개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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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