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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다섯에 칸영화제 두 번째 도전하는 윤여정

두 번째로 칸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게 된 윤여정은 큰아들의 직장인 도나카란에서 드레스를 증정 받았다. “노출이 없는 옷을 골라야 해서 선택의 폭이 좁다”고 웃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아우, 젊은 사람도 많은데 왜 나를 인터뷰해요.”

 2일, 한 손 가득 외워야 할 드라마 대본을 들고 나타난 배우 윤여정(65)은 ‘노(老)배우’가 무슨 할 말이 있겠냐며 기자들의 유난스러움을 민망해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예술영화 축제인 프랑스 칸영화제의 레드 카펫을 두 번이나 밟게 된 이 관록의 배우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늙어서”였다.

 윤씨는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두 편이 제65회 칸영화제(다음 달 16일 개막)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칸에 가게 됐다. 2년 전 ‘하녀(임상수 감독)’와 ‘하하하(홍상수 감독)’에 이어 이번에도 두 ‘상수’ 감독의 작품으로 칸의 여인이 된 셈이다.

 “지난번에는 얼떨결에 갔어요. 아무것도 모르니까 도연(전도연)이가 하라는대로 했지. 이제는 내가 다른 사람들을 이끌 수 있겠어요.”(웃음)

 자기 세계가 뚜렷한 두 감독의 영화에서 윤여정은 매우 상반된 역을 맡았다. ‘돈의 맛’에선 돈으로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재벌이고, ‘다른 나라에서’는 전북 부안에 여행 온 프랑스 여자 이자벨 위페르를 상대하는 촌부 역할이다. ‘돈의 맛’에서는 연기 인생 처음으로 정사신을 찍기도 했다.

 “그런 게 있는지 모르고 감독만 믿고 한다고 했죠. 나중에 놀라서 ‘늙은 여자가 벗으면 사람들한테 불쾌감을 줄 것 같다’고 따졌더니 ‘그러라고 썼습니다’라고 하기에 제가 졌죠. 촬영 때는 의연한 척 하느라 힘들었어요.”

 ‘돈의 맛’에서 그가 맡은 백금옥은 자신의 재력을 발판 삼아 충직한 비서인 주영작(김강우)의 젊은 육체를 탐한다. 스크린에서 여전히 매력을 잃지 않는 윤여정이 아니라면 맡을 수 없는 역할이다.

 그는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의 만행을 보여주려고 정사신을 넣은 건데 이해가 되더라고. 나 같은 할머니들이 보면 불쾌할 수 있지만 속으론 ‘나에게도 저런 일이’라고 상상할 수 있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바람난 가족’ ‘하녀’에 이어 또 한번 임 감독과 손을 잡았다. 그는 “임 감독이 도발적이고 불편해 배우들이 꺼려한다. 하지만 그건 감독이 바라보는 세상인데 내 나이가 되면 나와 다른 취향도 인정하게 된다”라고 했다.

 칸영화제의 수상을 점치냐는 질문에 “그거야 말로 노욕이고 노추(老醜)”라고 답했다.

 “누가 보면 드라마 두 편(‘더 킹 투하츠(MBC)’ ‘넝쿨째 굴러온 당신(KBS)’)을 동시에 찍는 것도 노욕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노배우라고 불리는데 거부감이 없지만, 노추를 부리지 않고 어떻게 (연기 인생을) 잘 정리하는가가 앞으로 관건인 것 같아요.”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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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