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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식 써레질

우리 동네 이름은 노전마을입니다. 마을 길은 당연 ‘노전길’이고,
저는 노전길 제일 끄트머리인 형제봉 중턱에 살면서 노전길로 드나듭니다.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비 갠 하늘이 예쁜 아침에 노전길 따라 또 내려갔습니다. 오늘도 역시 배씨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배씨 아저씨 집과 논밭이 노전길 좌우측에 있는데,
아저씨는 주로 논밭에서 일하시고 저는 노전길을 뻔질나게 돌아다니니 자주 보게 됩니다.
보통의 경우 아저씨는 지나치는 저를 손짓으로 붙잡아 논둑이나 볕 좋은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마을이나 농사 이야기로 항상 웃음과 배움을 줍니다. 아저씨가 저를 약올리려는 심사로 주로 하는 말씀이
“서울 사람이 그 좋은 델 두고 이 골짝까지 왜 왔냐?” 그리고 “그래도 여적 용케 잘 버티고 있네!”입니다.
그러면 저는 “서울에서 맘껏 살았으니 쓸데없는 걱정 말라”고 받아치며 서로 쳐다보고 웃습니다.
오늘은 못자리 논 써레질에 바쁩니다.
배씨 아저씨는 빨간 트랙터로 논바닥에 멋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1년 농사를 시작합니다.
저는 사진기로 고만고만한 그림을 그리며 오늘 아저씨와 웃고 떠들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 깊은 물' '월간중앙' 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중정다원'을 운영하며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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