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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꿈꾸는 여야 잠룡들,같이 봤으면

배우 혹은 감독 혹은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들에서 조지 클루니가 전달했던 메시지와 정치적 발언을 살펴보면 혹시 그가 다음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라도 나오는 게 아닌지, 그리고 내친김에 향후 대통령 후보까지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영화 ‘킹메이커’와 조지 클루니

사실 30대 시절의 클루니는 닥터 가운을 입고 여성 시청자들을 호리거나, 배트맨 복장으로 뛰어다니거나, 이른바 ‘로만 헤어컷’을 유행시키던 ‘쿨 가이’였다. 하지만 9·11 테러 이후 유족들을 위한 기금 마련에 앞장서며 폴리테이너로 부상했고, 이후 이라크 전쟁에 대한 신랄한 비판자가 됐다. 그러면서 그의 영화도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오스카와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시리아나’(2005)에서 중동 지역의 정치적 진실을 향해 화살을 날렸고, 직접 메가폰을 잡았던 ‘굿 나잇 앤 굿 럭’(2005)은 매카시즘 시절 미국의 광기를 조명했다. 주연을 맡은 ‘마이클 클레이튼’(2007)에선 잔인한 기업 윤리를 겨냥했고, ‘인 디 에어’(2009)에선 신자유주의 시대의 비정한 노동 현실을 드러낸다. 그리고 ‘킹메이커’(2011)에서 그는 드디어(!) 대통령이라는 절대권력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매우 씁쓸하다.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킹메이커’는 킹(대통령)이 아닌 킹메이커, 즉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민주당 경선에 나선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는 매우 이상적인 정치인이다. 미국의 무의미한 군국주의를 반대하는 그는 미국인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수많은 진보적인 정책들을 내걸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썩어빠진 구태 정치인들과는 단절하려고 한다.

여기엔 홍보관 스티븐(라이언 고슬링)의 공이 매우 큰데, 어느 날 스티븐은 상대 진영의 홍보 담당관 톰(폴 지아매티)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혼란스러운 스티브. 하지만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이 발생한다. 선거 캠프의 스무 살짜리 인턴 몰리(에반 레이첼 우드)와 모리스 후보가 ‘부적절한 관계’였던 것이다.
선거전의 흑막을 캐는 정치 드라마 정도로 생각했다면 ‘킹메이커’에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 클루니의 연출력이 한창 물이 올랐다는 걸 증명하는 ‘킹메이커’는 마치 액션 영화처럼 박진감이 있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리얼리티를 더한다. 한국의 정치 현실을 연상시키는 대목들도 종종 눈에 띄며, 정치적 이슈를 놓고 스티브와 기자(마리사 토메이) 사이에 딜이 오가는 부분도 흥미롭다. 여기서 클루니 감독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냉소적 시각을 나타낸다
.
첫째로 이 영화는 “정치는 결국 쇼”라고 말한다. 모리스 후보의 공약과 구호는 엄청나다. 대학 등록금이 면제되고,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며, 대체 에너지가 미래를 책임질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정정당당하게 해내겠다고 하지만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 타협한다. 미국의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한국의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것이 정치다. 선거는 쇼일 뿐이고, 국민은 정치인의 사탕발림 앞에서 박수쳐주는 들러리라는 것. ‘킹메이커’의 ‘불편한 진실’이다.

게다가 클루니 감독이 더욱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건 그 ‘판’ 안에서 횡행하는 비정한 술수다. 톰은 스티브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했지만, 여기엔 ‘우리 편이 되지 않는다면 파멸시키겠다’는 복안이 있었다. 스티브의 상관인 폴(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은 스티브를 해고하려 하지만 결국 그에 의해 제거당한다. 그리고 스티브는 점점 차가운 ‘정치 기계’가 되어간다. 진실과 충성과 정의? 그곳엔 오로지 권력을 향한 협잡질만이 존재할 뿐이다.

영화의 원제인 ‘The Ides of March’는 카이사르가 부하인 브루투스에서 살해당하며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말을 남겼던 기원전 44년 3월 15일을 일컫는 말이다. 냉혹한 정글 같은 정치 구조의 메커니즘을 까발리는 영화의 제목으로 꽤 어울린다. 영화 속 선거 포스터는 2008년 오바마 후보의 포스터에서 영감을 받은 것. 클루니는 오바마의 열렬한 지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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