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나는 외계인” 고백하고 사라진 왕따 한나

내 친구는 외계인

임근희 지음, 푸른책들

208쪽, 1만1000원




주류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면 누군들 망설이지 않을까. 설령 친한 친구에게 등을 돌리게 되더라도 말이다. 전학을 온 5학년 신우의 단짝 친구는 한나였다. 하지만 학급 회장이자 반의 실세로 한나를 ‘왕따’ 시키는 민정이가 자신의 패거리에 들어오라고 하자 신우는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 학교에서는 민정이와, 밖에서는 한나와 만나는 괴로운 이중생활이 계속된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한나는 어느 날 신우에게 “자신이 외계인이며 엄마의 임무가 끝나 자신의 별로 돌아가야 한다”고 황당한 고백을 한다. 그리고 갑자기 사라진다. 한나 엄마의 사업이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잠적한 것이지만 신우의 미안함과 죄책감은 커지기만 한다.



 책에는 표제와 같은 신우와 한나의 이야기 ‘내 친구는 외계인’ 등 단편 소설 7편이 실렸다. 아이는 어른의 축소판이다. 그런 까닭에 어른들의 세계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문제가 더 집약적으로 나타난다. 아이들이 더 크게 상처받고 흔들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책에 실린 작품에는 집단 따돌림과 해체 가정, 성적과 순위 경쟁, 무관심과 거짓말 속에 고민하고 때론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는 아이들의 속내가 세밀하게 그려진다. 그 과정 속에 한 뼘씩 자라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세우다 잘못해 집 주인 할아버지의 차를 긁은 수호. 그는 힘든 집안 살림 걱정에 친구인 지후에게 잘못을 떠넘기지만, 친구의 거짓말을 슬그머니 덮어주는 지후와 수호가 친한 친구가 되는 ‘자전거 뺑소니’를 읽곤 살짝 입가가 올라간다. 엄마가 집을 나간 뒤 단둘이 살고 있는 형제가 뷔페를 먹고 싶어 결혼식 축의금 봉투에 천 원짜리 한 장과 편지를 넣은 뒤 뷔페를 먹다 어른에게 혼나기도 하는 내용의 ‘공짜 뷔페’에는 가슴이 아파온다.



 다소 묵직하고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를 흥미진진하게 풀어가는 작가의 솜씨는 여유롭다. 어른도 읽을 만하다. 아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또는 잘못된 행동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현실의 문제인 동시에 그 문제를 푸는 것은 어른의 몫이기 때문이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