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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2초내 당신 죽일수 있다' 농담에 섬뜩"

[김회룡 기자]
“타이거 우즈를 알면 알수록 여러 가지 극단이 뭉쳐 있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기심·과대망상·똥고집·차가움·잔인함·좀스러움·싸구려 기질도 가지고 있다.”



『빅 미스』 펴낸 전 코치 헤이니가 본 인간 우즈
‘네이비 실’에 미친 우즈 “2초 내 당신 죽일 수 있다” 농담이었지만 섬뜩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진실을 얘기하지 않았다. 공을 형편없이 치고 나서 ‘다른 건 잘됐는데 퍼트 때문에 안 됐다’는 식으로 얘기하곤 했다. 나에게는 문제점을 굉장히 비관적으로 얘기하기도 했다. 반대로 그는 공을 잘 치고 나서도 미디어에는 잘 못쳤다고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가 미디어에 어떤 얘기를 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6년간 타이거 우즈의 스윙 코치로 일한 행크 헤이니(57·미국)가 쓴 책 『빅 미스(The Big Miss)』가 화제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에 대해 찬사와 비난이 교차한다. 우즈와 필 미켈슨을 가르친 전 코치 부치 하먼은 “많은 선수를 가르쳤지만 나는 한 번도 선수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며 “헤이니는 선수와 코치의 비밀 유지라는 불문율을 깼으며 골프와 관계 없는 가족의 일에 대해서도 썼다”고 비난했다. 일부 미디어는 그래서 ‘이 책은 우즈에 대한 가십’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헤이니가 우즈를 가르치면서 일어난 세세한 디테일과 날짜까지 기록해 놓은 걸 보면 처음부터 책을 쓰려고 의도한 것으로도 보인다. 책에는 선수 사생활에 대한 폭로는 물론 자신에게 쌀쌀맞게 대한 우즈에 대한 서운함, 우즈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지 못한 데 대한 핑계도 있다. 그는 우즈가 자신의 말을 잘 안 들었고, 아버지의 죽음, 특수부대에 들어가 훈련하다 다친 부상, 여성 편력 때문에 최선을 다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우즈는 지나칠 정도로 자신을 감추고 살았다. 그는 “물고기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며 스노클링을 즐기고, 자신의 요트 이름을 ‘사생활’이라고 지을 정도로 철의 장막 속에서 지냈다. 책은 장막 속에 숨어 있던 골프 황제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좋은 자료다. 헤이니는 “책은 우즈와 골프의 초상화”라고 말했다. 그 정도로 우즈의 스윙과 수퍼스타의 캠프 속 일을 상세히 보여준다. 우즈의 마음속 고민과 골프에 대한 깊은 통찰력도 눈에 띈다. 『빅 미스』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빅 미스라는 제목은 헤이니의 스윙 철학에서 따온 것이다.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훅인데 그 빅 미스를 없애는 것이 그의 목표다. 훅은 통제가 불가능하며 트리플 보기 같은 커다란 실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우즈는 드라이버를 두려워하고 훅을 무서워했다. 헤이니는 우즈에게 커다란 실수를 예방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했다.



마초 우즈



타이거 우즈가 2009년 6월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마지막 라운드에서 환상적인 이글(11번홀)을 성공시킨 뒤 클럽을 입에 물며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즈는 장타자였고 그 이미지를 매우 좋아했다. 그는 스윙을 세게 했고 스윙이 다이내믹해서 부상을 당했다는 인상을 주려 했다. 풋볼 같은 격렬한 스포츠에서 선수들이 다치는 것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게 스포츠 스타의 명예라고 생각했다. 우즈는 다른 선수들이 쓰는 하이브리드를 쓰지 않는다. 가장 마초스러운 클럽인 2번 아이언을 쓴다. 볼도 가장 스핀이 많이 걸리는 걸 쓴다.



 우즈는 근육을 만드는 데 집착했다. 헤이니는 “상체의 근육은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러프에서 칠 때 약간 도움이 되긴 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오히려 근육을 만들려다 다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데이비드 듀발이 대표적이다. 지나친 상체 근육은 쇼트게임과 퍼트의 감각을 무뎌지게 한다”고 했다.



 우즈는 날렵한 체형인데 지나치게 많은 근육 때문에 몸이 버거워했다. 근육이 불어 한때 몸무게가 87㎏까지 나갔다. 우즈는 이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2008년 우즈의 무릎 수술을 한 의사가 74㎏으로 줄여야 한다고 했는데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황제의 일탈은 아버지 탓



 실제 그의 무릎 부상은 골프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고 헤이니는 밝혔다. 우즈는 한동안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 실에 미쳐 있었다. 네이비 실에 관한 다큐멘터리와 비디오를 즐겨 봤고, 관련 게임을 할 때는 메이저대회에서 경기할 때처럼 몰입했다. 2006년 US오픈 18일 전에도 네이비 실에 사흘간 입소 훈련을 했다. “정신 나갔느냐, 잭 니클라우스의 기록은 어쩔 거냐”고 헤이니가 난리를 치자 우즈는 “지금까지 이룬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지하게 골프를 그만둘 것을 고민했다. “나이 제한 때문에 (입대가)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우즈는 “해군에서 나를 위해 특별 면제 조항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우즈는 아버지가 세상을 뜬 2006년부터 2년 동안 비밀리에 자주 네이비 실 훈련을 했다. ‘2등은 첫 번째 패배자’라는 말도 거기서 배웠고, 장병들에게 “골프가 아니었다면 내가 여기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루에 열 차례 낙하훈련을 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훈련을 다 했다. 도심 전투 훈련장인 킬 하우스(kill house)에서도 훈련을 했다. 거기서 고무탄에 맞아 생긴 야구공만 한 멍자국을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우즈는 헤이니에게 “당신을 2초 안에 죽일 수 있다”고도 했다. 헤이니는 “그러지 마라”고 농담으로 받았지만 섬뜩했다고 한다. 킬 하우스에서 우즈가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고 헤이니는 본다.



 우즈의 군대 일탈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아버지가 사망한 후 잠깐 야구 선수로 외도한 것과 비슷하다. 조던의 아버지는 야구를 가장 좋아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아들은 아버지의 길을 따라 하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운동 선수들이 그렇다. 시간은 6개월 정도다. 우즈도 시간이 지나면서 네이비 실에 대한 집착이 서서히 사라졌다.



만만한 사람만 좋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조용하고 수수한 짐 퓨릭이나 스티브 스트리커. 우즈가 좋아하는 선수들이다. 실력은 좋지만 우즈의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닌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는 라이벌이 될 만한 선수들을 멀리했다. 함께 경기할 때 마음 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다. 교만하고 말이 많은 선수도 좋아하지 않았다.



 우즈는 자신의 전용기로 근처에 사는 선수들을 태워주곤 했는데 하루는 이언 폴터(잉글랜드)가 태워달라고 했다. 우즈는 완곡하게 거절했는데 폴터가 잘못 이해해 공항에 왔다. 우즈는 그가 타자마자 헤드폰을 끼고 발을 뻗고 자는 척했다. 헤이니가 대신 폴터와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즈가 ‘저XX가 내 비행기에 빌붙어 타는 게 믿어지냐’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우즈는 필 미켈슨이 너무 말이 많고 아는 체 하며, 팬에게 사인을 해주지 않는 자신을 의식해 사인을 더 많이 한다고 생각했다. 우즈는 주위 사람들이 미켈슨을 위선자라고 할 때마다 미소를 지었고 미켈슨과 대결할 때 인종적인 감정을 가졌다.



내기 지면 몇 홀 더 하자고 졸라



 우즈는 골프장에서 돈 내기를 많이 하지 않지만 지면 두 배를 걸고 몇 홀을 더 하자고 조르는 버릇은 있다. 또 내기 할 때 자기가 질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 우즈의 홈 코스인 아일워스에서 메이저리그 투수이자 뛰어난 아마추어 골퍼 존 스몰츠와 내기를 할 때도 그랬다.



 우즈는 이곳에서 66타가 기본이었다. 이 골프장은 아마추어는 고수라도 77타 이상을 친다. 핸디캡 11타를 주는 게 적당하지만 6타만 줬다. 당시 1만 달러를 걸고 내기를 했다. 우즈의 친구인 프로 골퍼 마크 오메라는 “타이거랑 공을 치려면 10만 달러 이상은 줘야 하니 돈 아까워하지 말라”고 농담을 했다.



 동네 프로 지망생과는 푸시업 내기를 하기도 했다. 돈 내기로는 우즈가 전혀 압박감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한다. 타당 150개씩 했다. 밤 12시까지 푸시업을 다 해야 했는데 우즈는 어린 선수들이 고통스럽게 푸시업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걸 즐겼다. 그러나 우즈도 가끔 졌다. 그가 600개를 해야 할 때도 있었다.



 우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블랙잭으로 수십만 달러를 딴 적이 있는데 팁을 몇 백 달러만 줬다. 그 정도 따면 수천 달러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헤이니는 썼다. 2007년 우즈가 상금으로만 1000만 달러를 넘게 벌었는데 헤이니는 코치료로 5만 달러만 받았다. 우승 보너스는 따로 받았지만 1년에 100일 이상 일한 값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헤이니는 여겼다. 우즈가 6년 동안 헤이니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한 것은 20번 정도밖에 안 된다.



 2006년 디 오픈 우승 후 우즈는 매우 기뻐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첫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눈물을 펑펑 흘렸다. 우즈가 그렇게 감정에 북받친 것은 처음이었다. 샴페인을 트로피에 부어 모든 사람에게 돌렸다. 그가 너무나 행복해하길래 헤이니는 그에게 처음으로 사인을 부탁했다고 한다. 우즈는 달랑 ‘타이거 우즈’라고만 썼다. 헤이니는 “고맙다고 말을 했지만 적어도 내 이름과 개인적인 내용을 써 주기를 기대했다”며 “이후로 사인을 해달라고 하지 않았다”고 했다.



 헤이니가 우즈 가족과 함께 밥을 먹을 때 우즈는 빨리 먹고 아무 말도 없이 방으로 가 버렸다. 함께 레스토랑에 가면 우즈는 습관적으로 빨리 먹었다. 그가 다 먹으면 식사는 끝이다. 테이크 아웃 음식점에 가면 헤이니가 가져와야 하고 돈도 내야 했다. 식사 후 TV를 볼 때 우즈는 아이스크림을 꺼내서 먹곤 했는데 한 번도 헤이니에게 먹어보라고 권한 적이 없었다. 오직 자신에게만 신경을 쓰는 건 우승을 위한 능력과 관계가 있다고 헤이니는 봤다. 우승은 결점 있고 미성숙한 인간에 대한 면죄부가 됐다는 것이다. 





◆네이비 실(NAVY SEAL)=미국 해군의 엘리트 특수부대. SEAL은 바다·공중·지상(Sea·Air·Land)의 의미로 육·해·공 어디서든지 전투가 가능한 전천후 부대다. 1961년 쿠바사태 이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명령에 의해 1962년 조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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