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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고 검색만 하는 당신, 스마트한 바보

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

요아힘 모르 등 지음

박미화 옮김, 더숲

221쪽, 1만3500원




“우리는 정보의 홍수에서 허우적대지만, 여전히 지식의 갈증을 느낀다.”



 이 책 앞부분에 인용된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의 말이다. 인터넷 바다에 떠있는 거품 정보를 검색하는 작업과, 살이 되고 피가 되는 나만의 지식을 구축해 활용하는 것과는 거의 무관하다는 경고다.



 기술적으로 데이터 저장용량은 무제한인데, 그게 인류에게 과연 축복일까를 묻기도 한다. 10년 전 시작된 ‘구글북스’ 프로젝트에 따라 현재 1200만 권의 책이 디지털화됐다. 반응은 뜨겁지만, 그걸 검색하는 것과 전통적 독서행위란 엄연히 다르다. “검색이란 불안하고 비지속적”(76쪽)인 게 특징인데, 제목과 목차 그리고 요약만 읽고 치운다.



 전통적 독서가 심해를 탐사하는 잠수부라면, 지금은 제트 스키처럼 정보의 표면을 미끄러지고 만다. 그렇게 검색한 정보란 진실이라기보다 그저 대중이 원하는 답이다.



 이를테면 독일의 경우 TV시청자 10명 중 9명이 뉴스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 못하는 걸로 확인됐다. 1997년 기후협약인 교토의정서를 일본 황실 정보로 아는 식이다. 유럽에서 신문을 가장 많이 읽는 독일(70%)이 이러하니 프랑스(44%), 영국(33%)은 어떨까. 대중은 점차 스마트한 바보로 변하고 있다.



 그럼 인터넷·SNS와 전쟁을 선언하겠다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인류가 활용할 정보의 양은 5~10년에 지금의 두 배로 증가한다는 걸 인정한다. 이미 ‘지식권력’ 위키피디아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눌렀다는 것도 안다. 『브리태니커』는 2010년 판을 끝으로 인쇄를 중단했다. 이 책은 문명의 계절이 바뀌는 요즘 정보와 지식 사이의 함수관계를 새롭게 묻는다.



 즉 21세기형 지식과 교양의 좌표를 새롭게 그리는 게 목표인데 책은 두껍지 않으나 통찰력을 인정할만하다. 뜻밖에 독일의 저널리스트 16명이 한 꼭지씩 글을 써 지식과 교양의 태피스트리(아름다운 문양의 천)를 완성했다. 정보와 지식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책은 역할분담을 암시한다.



 디지털 정보는 더욱 확산되겠지만, 그와 별도로 도서관이나 종이책은 ‘지식의 성채’로 여전히 남아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신적 구심점이자 공동체로 어떻게 역할을 다 할 것인가. 그걸 따지고 묻는 유럽은 ‘썩어도 준치’이다. 바탕도 없이 붕 떠있는 우리를 비춰보는 거울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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