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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정치인=타고난 거짓말쟁이랍니다

텔링 라이즈

폴 에크먼 지음

이민주 옮김

한국경제신문

368쪽, 1만6000원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비밀을 유지할 수 없다고 믿어도 좋을 것이다. 입술이 침묵한다 해도 손가락이 말을 할 것이다. 비밀은 온몸에서 새어나갈 것이다.”



 책에 인용된 심리학자 프로이트의 말이다.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하는 힘’이란 부제처럼 이 책이 바디 랭귀지를 읽는 법, 혹은 거짓말을 간파하는 법을 알려줄 것이라 기대하면 실망할지 모른다. 표정·몸짓·목소리로 상대의 내심을 알아내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지은이는 오히려 얄팍한 ‘전문가’의 득세를 우려하고 얄팍한 거짓말 간파법에 회의를 나타낸다.



 물론 얼굴근육까지 연구한 지은이는 ‘이마에는 신뢰근육이 몰려 있다’ ‘5초 이상, 길게는 10초 이상 오래 나타나는 표정은 거짓표정일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표정은 그렇게 오래도록 얼굴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등 과학적 조사를 토대로 거짓말 판별법을 조언하기는 한다. 그렇지만 현장전문가가 쓴 『FBI 행동의 심리학』(리더스북)과 달리 거짓말의 정의, 심리, 판별법, 역사적 사례 등을 학술적으로 접근하면서 거짓말 판별법에선 조심스런 태도를 보인다.



 ‘브로커의 위험’이란 개념을 제시한다. “얼버무리거나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는 등 말투에서 거짓말 단서를 본다”는 미국 NBC TV의 앵커 톰 브로커에게서 나온 표현이다. 지은이는 그런 행동은 어떤 사람에게는 평범한 행동일 수 있다며 개인차를 무시한 채 그런 것을 거짓말의 징후로 몰아가는 것은 오류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오델로의 실수’도 경계한다. 아내의 부정을 의심해 살해한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이 범한 잘못이다. 이미 거짓말의 단서를 확보했다고 믿었기에 아내 데스데모나의 절망적 반응을 오해했다며 선입견이 거짓말 여부를 판단할 때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흥미로운 것은 지은이가 권력을 잡는 데 뛰어난 토론과 연설 능력을 갖춘 정치인이라면 모두 타고난 거짓말쟁이가 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물의를 빚은 우리네 지도층 인사들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가성은 없다” “선의로 그랬다” 등의 발언은 타고난 자질의 시현이자 자기기만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책이 주는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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