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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0만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를 도와야 한다

주변에 암 환자가 흔해졌다. 정부가 발표한 ‘200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매년 20만 명 가까이 새로 발생한다. 평균수명(81세)까지 살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36%로 3명 중 1명꼴이다. 게다가 의학 발달로 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할 확률(5년 생존율)이 62%까지 향상됐다. 갑상샘암(99.7%)·유방암(90.6%)·대장암(71.3%)·위암(65.3%) 등 5년 생존율이 높은 암은 의료계에서 만성 질환의 하나로 간주한다. 그야말로 암과 동무하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에 따라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생존해 있는 사람이 80만8503명으로 집계됐다. 2010년 이후 새로 발생한 암환자를 합치면 현재 암 투병 중이거나 치료가 끝난 암 생존자는 100만 명 이상일 것이다. 가족까지 합하면 암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수백만 명은 된다는 이야기다. 암 진단·치료 기술의 발달로 이 숫자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은 육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사회적·경제적 고통을 겪어야 한다. 이 때문에 암은 보건의료 문제를 넘어 삶의 질을 좌우하는 사회복지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암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가 온 것이다.



 지금까지 암 정책은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수술·항암제·방사선 등으로 암 자체를 제거하는 의학적 치료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 하지만 사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나타나는 문제는 의학적인 데서 그치지 않는다. 우선 정신적 충격으로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우울증·상실감 등에 빠지기 쉽다. 보호자 노릇을 둘러싸고 가족 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환자가 일자리를 잃고 적지 않은 치료비를 쓰게 되면서 가족 전체가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는 일도 흔하다. 이는 개인·가족은 물론 사회·국가적으로도 상당한 고통이자 부담이다.



 이제 암 생존자 100만 명 시대를 맞아 암 예방과 조기 진단, 그리고 치료 같은 의학적 문제를 넘어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와 가족들의 삶의 질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적·정신심리적·사회적·경제적 토털 케어(total care)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암 투병 과정에선 사회복지사를 동원해 환자와 가족의 정상 생활을 돕고 치료를 마친 뒤에는 생존자의 사회 적응력을 높이도록 정신심리·재활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 나아가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프로그램도 가동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이 암 생존자의 직장 복귀 지원이다. 국립암센터의 최근 연구 결과 한국은 암환자의 53%가 일자리를 잃으며 치료 뒤 직장에 복귀하는 비율도 30.5%에 불과하다. 하지만 치료 뒤 직장 복귀율을 주요 선진국 수준인 60%로 높일 경우 매년 1조8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하니 경제적 효율도 높다. 일본이 암 생존자가 직장에 복귀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올해의 최우선 보건 과제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특히 눈여겨봐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며 암환자의 사회 복귀 지원활동을 건강보험 대상으로 인정하도록 법과 제도를 고쳐야 한다. 현행 건강보험제도에선 항암제·방사선 치료 같은 육체적 치료만 보험수가를 인정할 뿐 암환자에 대한 총체적인 치료라 할 수 있는 정신심리적 도움과 사회 복귀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신속히 관련 정책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회는 그 입법을 적극 지원해 암 생존자와 가족 수백만 명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와 함께 한번 암에 걸린 암 생존자들이 다른 암에 걸리는 것을 막거나 조기에 발견하는 특별 검진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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