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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동물 순서 바꿔 볼까요?” 매주 창의력 키우는 포항 지곡초

“오늘은 여러분 마음대로 십이지간의 순서를 정해볼 거예요. 자기 나름의 가치를 세워서 열두 동물 중 누가 가장 먼저일까 정해 보세요.” 정해경 교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학생들의 손이 바빠진다. 지난 4일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지곡초에선 2학년 창의 수업이 열렸다.



2010년부터 3년째 창의력 교과 수업

이날은 ‘부지런한 소와 꾀 많은 쥐’라는 주제로 우화 속 열두 동물의 그림을 자유롭게 순서를 바꿔보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서민정 양이 “꾀가 더 많아 보이는 순서대로 나열했다”며 자랑하자 다른 학생들이 박수를 쳐줬다. 개별 발표 후엔 조를 만들어 ‘노래를 잘 부를 것 같은 동물’ ‘꾀가 많아 보일 것 같은 동물’의 순서를 정했다. 4~5명의 학생이 서로 토론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순서를 정해 나갔다.



창의 수업은 지곡초 교사들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학교는 2001년부터 포스코교육재단과 함께 ‘POSEF(포스코교육재단) 창의학습 모형’을 개발해 왔다. 신동구 교장은 “미래 교육은 창의성 신장에 있다고 여겨 2000년대 초부터 창의성을 길러줄 각종 수업과 교재 개발에 주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이 연수를 받으면서 개발한 창의 수업은 지난해 교과서 출판으로 이어졌다. 지곡초 교사 9명이 모여 1년 동안 공동 집필한 ‘초등 창의적 체험활동 교과서’는 지난해 8월 서울시교육청의 인정까지 받아 현재 전국 50여 개 초등학교에 보급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창의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포항제철지곡초 창의 수업에서 2학년 학생들이 우화에 나온 열 두 동물의 순서를 자유롭게 바꾼 후 발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독서·토론으로 지식 쌓고 놀이로 창의력 길러



지곡초에선 창의 수업을 학년별로 매주 1시간씩 진행한다. 독창성·유창성·민감성·유추성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저학년 수업은 체험활동 위주로 진행된다. 주어진 초성으로 낱말 만들기, 사물의 일부분을 보고 전체 모습 떠올리기와 같은 수업이다. 고학년 수업은 논리적인 토론·발표 위주로 이뤄진다. ‘새로운 화폐 아이디어 만들기’ ‘사물을 결합해 새로운 상품 아이디어 내기’와 같은 주제로 상상력을 자극하며 의사소통 능력도 길러준다.



신 교장은 “학생들이 끊임없이 ‘왜’와 ‘무엇’에 대한 질문을 생각하고 발표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상상력이 논리적 사고를 갖추게 된다”며 “특히 자신감과 자유로운 사고력 증진이 창의성 수업이 주는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김헌수 교감은 “창의 수업이 길러준 사고력 덕에 다른 과목 수업에서도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반 교과 수업에서도 학생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지곡초는 수업이 다양하게 연계된다. 창의학습 모형에 따라 창의 수업과 테마체험·프로젝트·독서토론·놀이집중학습이 동시에 진행되는 식이다.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이 과제를 정해 3~6개월간 연구하는 수업이다. 학생이 스스로 실험한 후 보고서를 작성하면 학교는 이를 평가해 우수 학생에겐 ‘어린이 박사’로 인증한다.



김 교감은 “독서도 창의력을 자극하는 한 방법”이라며 “졸업 때까지 독서 300권을 목표로 1년에 50권씩 역사·문화·사회 필독도서를 읽게 한다”고 말했다. 창의 교구를 갖고 놀도록 창의학습실도 갖췄다. 구조물 만들기, 하노이탑 쌓기와 같은 놀이로 뇌를 자극하기 위해서다. 김 교감은 “독서·토론으로 지식을 쌓은 뒤 놀이와 자기주도학습으로 창의력을 키워 나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서 창의 교육 이어지게 학부모 연수 계획



지곡초 학생들이 창의 수업에서 앞다퉈 발표하려하고 있다.
지곡초가 창의 수업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학생들의 창의력 향상 여부를 검사했다. 2010년에 한국 학생들의 평균치인 50.98점이었던 것이 2011년 53.89점으로 올랐다. 학생들의 창의성 교육 만족도도 ‘매우 만족’ 응답률이 2010년 13.7%에서 지난해 54.5%로 증가했다. ‘매우 만족’에 응답한 학부모도 14.7%에서 37.5%로 늘었다.



 학부모 김정아(42·여·포항 지곡동)씨는 “아이의 창의성을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며 “창의 수업을 받고부터 예전보다 질문이 많아지고 친구와의 협동도 좋아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창의성 수업 이후 지곡초는 제 6회와 제 7회 WCF세계창의력경진대회에서 각각 대상과 은상을 수상했다. 수리과학창의대회와 한국학생과학탐구올림픽·어린이발명왕 대회에서도 수상 실적을 올렸다. 신 교장은 “앞으로 창의 교육이 가정에서도 이뤄질 수 있도록 수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학부모 연수와 전문가 초빙 강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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