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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맞지 않고 호기심 마음껏 펼치려고 서른 살에 박사 땄지”

‘심리학계의 아이유’로 불리는 남자가 있다. 재치 있는 입담과 넉넉한 웃음을 지닌 연세대 황상민(50·심리학과) 교수다. 그를 만나고 싶다는 사연을 중앙일보 열려라 공부 ‘청소년을 위한 진로 멘토링’에 신청해 온 이우엽(경복고 2)군이 황 교수를 찾아갔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상담심리학자가 되고 싶은데 진로에 대한 자신의 이런 생각이 맞는지 확신을 얻고 싶어서”다. 황상민 교수의 심리연구소인 위즈덤센터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



청소년 롤모델의 진로 조언 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김슬기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황상민 교수가 이우엽군에게 “세상을 바꾸고 싶어 심리학을 공부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교수님은 왜 심리학자가 될 결심을 하셨나요.



▶황=내 꿈은 원래 외교관이었어요. 서울대 사회과학대를 지원했는데, 그때는 전공을 구분해서 뽑지 않던 시절이었거든. 학교에서 정치학과 선배도 보고 외교학과 선배도 만나봤는데 나와는 맞지 않겠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난 소심한 사람인데 정치학과는 데모를 하니까 무섭기도 했고, 외교학과는 ‘인간이 저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느꼈거든. 그러다 고교 때 심리학자를 꿈꾸던 친구가 생각이 났어요. 심리학과는 어떨까란 생각을 그때 했지. 물론 집에서는 부모님이 앞으로 뭐 먹고 살 거냐고 걱정하셨지만 ‘저 먹고 사는 건 제가 걱정 할게요’라고 독립을 선언하며 심리학과를 갔어.



▶이=그때 심리학이 내 길이란 확신이 오신 건가요.



▶황=심리학 개론을 들으면서 마냥 신기했다. 남들 안 하는 공부하는 뿌듯함으로 재미있게 공부했지. ‘남들이 안 하는 걸 한다’ ‘심리학은 아무나 못하는 거다’라는 그런 즐거움이 있었거든. 대학 2학년 때 행동주의 심리학자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가 쓴 『월든 투(Walden Two)』를 읽었어. 일종의 심리학적 이상사회를 그린 소설인데 이 책을 보며 심리학으로 사회를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결심을 했어. ‘인간이 돈으로만 살 게 아니라 다른 게 더 필요한데 무엇이 있을까’ ‘내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을 했단다. 그게 심리학을 공부하기로 한 결정적 계기야.



▶이=스키너가 교수님의 역할 모델이었던 거네요.



▶황=학생 때는 좋은 선생을 만나는 게 참 중요해. 스키너 교수를 알고부터 하버드대로 가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어. 당시 스키너 교수가 하버드대에서 심리학을 가르쳤는데 스키너 교수에게 편지를 썼지. ‘당신 밑에서 공부하고 싶다, 나를 제자로 받아주겠느냐’고. 스키너 교수에게 답장이 왔어. ‘네가 공부 열심히 해서 지원하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그분으로부터 받은 편지가 하버드대를 가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한 계기가 됐지. 스키너의 모든 책을 영어 원서로 읽고, 책에 나오는 단어를 모두 외우면서 영어 공부를 했어. 전공에서 배우는 심리학 공부도 일부러 한글 대신 영어로 봤지. 하버드대를 갔을 때 스키너 교수는 이미 정년퇴임을 한 상황이었지만 이런 내 노력이 진로를 개발하는 원동력이 됐지. (이후 황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심리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심리학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특별한 재능이 있나요.



▶황=난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든. 그런데 ‘호기심’이 강해 그 호기심을 사람한테 적용하지. 심리학 연구를 하려면 호기심이 있어야 하거든.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연구를 해야 사람이 보이기 때문이지. 그런데 일반 사람은 호기심을 재능이라고 생각 안 해. 오히려 야단을 치지. 야단 듣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남자는 게 나의 전략이었어. 박사 학위를 받고 나면 누구도 내 호기심에 대해 뭐라 못할 테니까. 내가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게 서른 살이야. (심리학자로서의) 인생은 서른부터 시작이었지.



▶이=저는 심리학자가 꿈인데 반드시 심리학과를 가야 할까요.



▶황=꼭 심리학과를 가지 않아도 돼. 가고 싶은 대학이 있다면 전공보다 그 대학을 선택하렴. 심리학으로 전문가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공부에 집중하면서 ‘참고 견디는 법’을 배웠으면 해. 인내심을 키우는 게 중요하거든. 나는 심리학자가 된 이후 10 여 년 동안 심리학 연구에만 9할을 썼어. 상담은 오직 1할만 할애했지. 그만큼 심리학은 참고 인내하며 연구할 줄 아는 사람을 필요로 해. 지금 시기를 인내력을 기르는 시간으로 삼았으면 한다.





만나고 싶은 멘토가 있나요



열려라 공부의 ‘청소년을 위한 명사 멘토링’에 참여하고 싶은 청소년 독자의 신청을 받습니다. 만나고 싶은 명사와 이유, 간단한 자기소개·학교(나이)·연락처를 e-메일(rookie@joongang.co.kr)로 보내 주세요. 중·고교생 누구나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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