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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도 교통체증 있어요 … 장생포항에 뜬 뱃길 신호등

국내 항구에서 처음 세워진 울산 장생포항 바다신호등. 도로 교통 신호등처럼 붉은색과 녹색으로 점멸하며 선박들의 통행을 제어한다. [사진 울산항만청]
24일 오전 울산시 남구 장생포항. 급수선과 특수선, 도선, 통선 등 100t 급 소형선박 수십여대가 출항을 기다리고 있었다.



1일 200척 오가는데 해로 좁아
대형 선박 드나들 때마다 ‘아찔’
부두 앞 2곳에 세운 후 정체 싹

 출항 대기 중인 선박의 조타실 선원들이 바라보는 곳은 부두 끝에 설치된 신호등이다. 9m 높이 철제 탑에 설치된 50여㎝ 크기의 정사각형 신호등이 붉은색에서 녹색으로 바뀌자 부두에 늘어선 배들이 ‘부르릉’ 엔진 소리를 내며 일제히 뱃머리를 바다로 돌려 출항했다.



 울산지방해양항만청이 지난 2일부터 운영 중인 국내 최초의 바다 신호등이다. SK가스㈜가 2억여원 투자해 만든 이 바다 신호등은 장생포 부두 앞과 SK2 부두 앞 등 장생포항 2곳에 설치됐다. 장생포항에는 장생포 부두와 SK1부두, SK2부두, SK3부두가 2㎞ 해안선을 따라 늘어서 있다. 신호등 운영은 울산지방해양항만청이 맡는다.



 통항신호등으로 불리는 이 신호등의 신호체계는 도로의 교통신호등과 같다. 사각형 등에 붉은색 등이 들어오면 멈춤, 녹색은 출발이다. 선박 충돌 등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붉은색 등이 동시에 깜빡인다. 신호등 바로 밑에 LED로 ‘STOP(통항불가)’, ‘PASS(통항가능)’라는 글자도 들어온다. 신호 점멸은 울산지방해양항만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상황을 봐가면서 무선으로 조정한다.



 바다 신호등이 장생포에 등장한 이유는 다른항구보다 선박충돌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장생포항을 오가는 선박은 하루 200여대. 소형선박부터 예인선 2~3대와 함께 움직이는 3만t급 대형 선박까지 뒤섞여 장생포항을 드나든다. 소형 선박들이 예인선과 대형 선박 사이를 오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고, 대형 선박들이 지나갈 때는 소형 선박이 바다에 20~30분씩 기다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장생포항으로 들어오는 항로 너비는 약 300m. 3만t급 선박의 길이는 200m에 육박한다. 대형선박이 부두에 접안하면 해로 대부분을 대형 선박이 막는 꼴이다. 장생포항은 선박 정체 현상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바다 신호등의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운영한 지 2주일이 지났지만 선박들이 장생포항 앞에 늘어서거나 대형 선박 사이를 아찔하게 오가는 모습이 사라졌다. 선박정체와 충돌 사고위험이 거의 사라져버린 것이다. 다음달 초 5만t급 대형 선박이 장생포항에 들어올 때쯤 바다 신호등이 위력을 톡톡히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식(45) 울산항만청 해양교통시설과 주무관은 “간단한 안전 시설이지만 이 신호등 설치가 가져오는 효과는 등대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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