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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일면식도 없는 박청수 교무님이 책을 보내주신 까닭은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사무실로 두툼한 소포가 배달돼 왔다. 원불교의 박청수 교무님이 보내신 것이다. 존함과 명성은 들어서 알지만 일면식도 없는 분이다. 소포 안에는 그분이 쓴 책 두 권과 영문 소개 책자가 들어 있다. 어떤 연유로 보내셨는지 모르지만 친필 서명과 함께 아무개 혜존(惠存)이라고 쓰신 걸로 보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뜻으로 보낸 건 분명해 보인다.



 신문에 글을 쓰는 것을 업으로 하다 보니 종종 낯선 분들로부터 책 선물을 받는다. 출판사에서 보내오는 것들도 있지만 저자 본인이 직접 보내오는 경우도 있다.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책을 구해 일부러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다. 의도와 경위를 떠나 고마운 마음으로 받는다. 책을 읽고 생각을 깨쳐 제대로 된 글을 쓰라는 당부와 격려가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육안(肉眼)으로 이 세상의 사물을 분별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더 깊고 넓은 세계가 있다. 그 세계는 마음눈(心眼)으로 보아야 한다.” 박 교무가 보내주신 『마음눈이 밝아야』란 책에 실린 글귀다. 진리, 가치, 죽음, 시비, 선악 등은 마음눈으로밖에는 헤아릴 수 없는 세계란 것이다.



 “마음눈이 밝은 사람을 지혜롭다고 하고 마음눈이 어두운 사람을 어리석다고 말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성공과 행복을 추구하는 데 도(道)가 있다. 순리의 질서를 지키며 정의로운 방법을 선택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좋은 결과를 탐하기 전에 지금 자신이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를 헤아려 먼저 삼갈 줄 안다.”



 세상이 어지럽다. 신문 보기 겁난다는 사람도 있다. 온갖 흉악범죄와 부정부패에 관한 기사가 지면에 넘친다. 옛날보다는 그래도 사회가 깨끗해졌고, 나쁜 사람보다는 그래도 좋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나마 우리 사회가 굴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슨 까닭인지 요즘 들어 특히 암울한 뉴스가 많은 것 같다.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며 대통령의 멘토로 통한다는 분이 업자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아 검찰 조사를 받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것도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자부하던 정권에서 말이다. 박 교무가 말씀하신 마음눈을 갖고 삼가는 태도를 보였더라면 피할 수 있는 일이었을지 모른다.



 최근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팀이 30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신(神)의 존재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더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27세 이하 연령대는 평균 23%만 신의 존재를 확신한다고 답한 반면 68세 이상은 43%가 신의 존재를 확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드는 것은 점점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죽음 앞에서는 겸허해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러니 나이가 들수록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 늘어난다. 마음의 눈으로 가끔 죽음을 응시하며 사는 것, 그것이 지혜로운 삶의 비결 아닐까 싶다.



배명복 논설위원·순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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