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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 방지법 ‘변심’한 새누리

새누리당이 국회 내 몸싸움이나 날치기 처리 등을 막자는 국회선진화 법안에 대해 ‘재검토’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4·11 총선 전엔 과반 의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야당 견제용 장치들을 법안에 넣어 놨는데, 이젠 이게 자기 발을 묶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새누리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22일 “본회의에 앞서 국회선진화 법안과 관련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당 차원에서 재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내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다수당엔 의안신속처리제도, 소수당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제도(필리버스터)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 법안은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하지만 그 이후 새누리당에선 “통과되면 어떻게 총선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느냐”는 비판 여론이 커졌다. 정의화 국회의장 직무대행은 20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의안신속처리제도는 본회의 재적의원 5분의 3, 또는 상임위 소속 위원 5분의 3 이상의 요구가 있어야만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어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정몽준 의원도 “필리버스터는 국회 마비사태를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발목을 잡으면 ‘식물국회’가 된다는 것이다.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린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처럼 무분별한 국회 폭력을 막을 방안이 없다는 점도 새누리당의 불만을 샀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일각에선 국회선진화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최소한 법사위의 특권을 폐지하는 보완책이 필수적이란 주장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가져가는 게 관행인데 현재 법사위는 모든 법안의 최종 출구 기능을 하면서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여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법사위를 일반상임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안을 또 고치자니 ‘말 바꾸기’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새누리당의 고민이다. 민주통합당은 펄펄 뛰고 있다.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선진화법은 새누리당의 총선 공약”이라며 “총선 결과 과반수 1당이 되었다고 해서 뒤집는 것은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 새누리당이 다수당이 되고 나니 날치기 국회, 파행국회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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