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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아픔’을 관광자원으로 … 일본의 역발상

지난 16일 일본 삼경(三景)의 하나인 미야기현 마쓰시마(松島)를 바라보는 해안가. 식당과 상점이 들어선 한 건물 안에는 10여 장의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3·11 대지진 당시 쓰나미 피해상을 담은 사진들이었다. 상점 주인은 기념품 판매액의 5%를 재해 피해자에게 성금으로 기부한다고 강조했다. 건물 밖에는 지진으로 갈라진 땅이 아직 일부 남아 있었다. 관광객들은 신기한 듯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빼어난 마쓰시마의 경치 못지않게 생생한 지진 피해 현장이 관광객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이다.

 인근 즈이간지(瑞巖寺) 경내. 관광객들은 쓰나미 도달 지점을 알리는 표지판을 지나치지 못했다. 안내원은 지진 당시 고립된 300여 명이 이 절 안에서 4일간 프로판 가스에 의존해 쌀밥을 지어 버텼다는 감동의 이야기를 전해줬다.

 3·11 대지진의 충격을 수습하는 데 1년여를 보낸 일본. 이제 재난과 복구 과정, 그리고 그 속의 감동과 비극의 이야기까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국내적으로는 피해가 집중된 도호쿠(東北) 지방에 대한 관광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부흥 관광’ 같은 기획 관광 테마도 등장했다. 지진과 쓰나미 피해지역 주민의 삶을 돌아보고, 방재 대책을 배우는 프로그램을 여행 상품화한 것이다.

 도호쿠 지방은 그 자체가 건축·토목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6일 센다이시 웨스틴 호텔에서 열린 세계여행관광협회의회(WTTC) 총회에서 다테 미와코(伊達美和子) 모리트러스트 전무는 “3·11 당시 센다이시 전역이 전기가 끊기고 눈까지 내렸으나 이 건물은 비상발전이 이뤄져 호텔과 오피스 직원들이 대피자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었다”며 “바로 이 건물을 시민들은 ‘희망의 횃불’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 호텔 1층에는 전시룸 ‘안전광장(Safety Security Square)’을 설치해 지진을 극복한 일본의 건축 기술을 소개하고 있었다.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은 필사적이다. WTTC 총회의 일부가 지진과 쓰나미, 원전 파괴 등 3중고를 안고 있는 도호쿠 지역의 대표 도시 센다이에서 열린 것도 ‘관광 지원으로 피해 지역을 돕자’는 공감대에 따른 것이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들과 게이단렌(經團連), 도호쿠 지역 지자체 등이 총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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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