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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포드의 체질 바꾸기

문병주
경제부문 기자
미국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포드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달 중순 방문한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 본사에서 만난 임직원마다 구호 하나를 외쳤다. ‘One Ford(하나의 포드)’. 이는 2006년 앨런 멀럴리(67)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면서 포드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놓겠다고 내놓은 중장기 과제다. 이를 바탕으로 포드는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자생했다. 자신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본사에 있는 기술혁신센터에서는 미래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변속기를 막대기 모양에서 버튼 방식으로 바꾸고, 손가락 대신 목소리로 각종 기기를 작동하고, 심지어 건강상태까지 차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포드를 생각하면 ‘기름 먹는 하마’를 떠올렸던 과거의 모습과 판이했다.

 결정적인 변화는 따로 있었다. 표방하는 목표다. ‘기술의 민주화’. 추상적인 말 속에 미래 전략이 함축돼 있었다. “포드의 자동차를 사는 사람에게는 포드가 가진 첨단 기술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술 민주화의 핵심은 생산과 개발 단가를 어떻게 낮추느냐에 달렸다. 여기에 포드의 구호 ‘One Ford’가 다시 적용되고 있었다. 같은 체급에 속한 다양한 차종의 플랫폼(틀)을 전 세계적으로 공유하고 기술개발 시스템을 전 세계적으로 하나로 통합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에 해당하는 포드의 신형 ‘포커스’ 차량에는 BMW나 벤츠의 최고급 차에 들어가는 첨단 기술들이 대부분 들어간다고 한다. 그렇다고 판매 가격을 확 올릴 계획도 없다고 한다.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신차 발표 현장에서는 “개발 비용이 수천억원 들고, 편의장치와 첨단 기술들이 많이 들어가 판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 공식처럼 나온다.

 포드의 전략은 “대당 판매 수익을 낮추더라도 많이 팔겠다”는 걸 미사여구(美辭麗句)화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핵심은 소비자가 분명히 혜택을 받는 전략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포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상황에서 한국을 주요 공략 목표로 삼고 있다.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주목하고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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