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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세 단원들 낯선 악보 들고 ‘꿈의 무대’ 하모니

아산시의 자랑이자 지역최대 축제인 ‘제51회 아산성웅이순신축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시는 ‘COME ON 아산! 내가 이순신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과 함께 특별하고 가슴 벅찬 오프닝을 준비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인 4월 28일을 기념해 모인 시민 합창단원 428명이 그 주인공. ‘충무공의 노래’와 ‘동요메들리’ ‘아산찬가’ 등을 부를 합창단은 지난 9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이들은 27일 온천역 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아산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에 대한 환영의 합창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시에서는 428시민합창단이 무대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Making-Documentary’를 개막식에 선보일 예정도 있다.

17일 오후 7시 아산시청 시민홀에 모인 428합창단원들이 아산시립합창단 김용훈 상임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아산찬가’를 합창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아산 시민과 함께 한다는 의미로 복기왕 아산시장도 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복 시장은 “428명 시민대합창단의 뜻과 의지를 아름다운 하모니와 장엄한 함성으로 들려주기 바란다”며 “나 역시 428시민합창단 단원으로서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17일 오후7시 아산시청 시민홀에서는 428시민합창단의 첫 공식 연습이 이뤄졌다. 여럿이 모여 목소리를 맞추는 것이 합창단이라고 하지만 이들 단원만큼 면면이 다양한 합창단은 드물다. 최고령 참가자인 백발의 80대 노인부터 엄마 손을 꼭 붙잡고 온 5살 꼬마 숙녀까지, 연령이 다양한 것은 기본이고 학생, 시 공무원, 시립합창단원과 평범한 주부까지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이번 428시민합창단은 시민이 직접 축제에 참가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직업은 다르지만 모두 아산시민의 일원으로 한마음이 돼 이순신 축제의 시작을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시 문화재단 서원순 축제담당이 연습에 앞서 행사의 개요와 목적을 설명했다. 그 뒤 아산시립합창단 김용훈 상임지휘자(사진)가 무대에 올라 소프라노와 바리톤 등 단원들의 파트를 나눈 뒤 본격적인 합창에 들어갔다.

음원을 다운받아 진행하는 온라인 연습은 이전부터 시작했지만 현장에 단원들이 모여 연습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음정도 약간 불안했다. 또한 합창단에는 음악을 제대로 배운 단원이 몇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단원들에게 악보는 생소하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이들의 얼굴에서는 환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처음치곤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현장에서 입을 맞출 수 있는 기회는 4번뿐입니다. 그만큼 더 열심히 노력해주시고 연습을 많이 해주셔야 돼요.” 김 지휘자는 짧은 기간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오르는 것이 걱정스러운지 단원들에게 노력을 강조했다. 김 지휘자의 말대로 이들의 현장연습 일정은 이날 이외에 19, 21, 24일 4번뿐이다. 직장인들을 위해 연습시간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로 정했다.

 김 지휘자는 “428시민합창단에 참가한 단원들이 비록 실력은 완벽하지 않아도 노래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진정한 하모니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자의 꿈과 도전을 무대에서 가슴 벅찬 결실로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버지·추억·무대 … 갖가지 참가 사연

엄마와 딸이 함께 연습에 참가해 합창을 하고 있다.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위해 일본 식민지 시절 충남 당진에서 만세운동을 펼치다 붙잡히셨었어요. 호된 고문을 받으시다 풀려나셨죠. 제가 성웅 이순신 축제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연습현장에서 만난 조영희(80)씨는 428시민합창단에 참가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조씨는 합창단원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며 ‘호호’ 웃는다. 조씨는 이번뿐 아니라 성웅 이순신 축제에 매년 참여해 왔다. 아산시노인복지관에 모인 친구들과 함께 산에서 직접 채취한 천연재료를 이용해 비누를 만들어 전시하기도 하고 타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을 위해 자원봉사도 했다. 조씨는 “지금 우리가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은 예전 우리 조상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성웅 이순신 축제에 젊은 시민들이 더욱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산풍기초등학교 안서진 (2년)양의 생일은 2004년 4월 28일이다. 자신의 생일 때 축제가 열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추억을 남기고 싶다는 안양은 “이순신 장군과 생일이 같아 신기하고 좋은 목소리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못 이룬 성악가의 꿈을 대합창단에서 다시 펼치고 싶은 온양시장 상인회 라디오 방송 DJ 김선애(45·여)씨는 “평소 많은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것을 꿈꾸곤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꿈을 이룰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흐뭇해 했다.

이번 축제를 준비한 아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사연을 갖고 있는 시민들이 모였기 때문에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한 후 새로운 희망과 좋은 상상을 안고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은 기간 더 알차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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