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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출구전략, 깊어지는 주택경기 침체

서울시가 뉴타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이명박 시장 시절인 2002년이다. 10년이 흘렀지만 길음·은평·왕십리 뉴타운 등 시범지구 세 곳을 제외하면 완공된 곳이 없다. 주민들은 초기에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지난해 4월 대책을 추궁하는 의원들에게 “정책적인 면으로 보면 뉴타운 정책은 실패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구 지정 철회와 사업 중단 요구가 봇물을 이루자 여야 정치인들마저 출구를 찾아줘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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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도 그래서 나왔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취소 요건을 담은 조례안을 발표하고 본격 정리에 나선 것이다. 사실상 퇴출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는 주민 간 소송 등으로 사업이 수년째 멈춰선 사업장들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긍정적 평가를 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주민 간 고소·고발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다”며 “이런 사업장들이 일련의 절차를 거쳐 사업을 정리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비상이다. 박 시장이 주민 50% 이상이 반대하면 사업을 취소할 수 있게 하면서 사업이 잘되던 곳마저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집값이 약세를 보이자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이 계속 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사업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곳조차 집값이 약세다. 사업 속도가 빨라 투자자들이 몰렸던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40㎡ 정도의 지분(새 아파트를 받을 권리) 값은 이달 들어서만 2000만원 정도 빠져 2억원 선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사업 진행 속도 등에 관계없이 사업을 취소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업계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바닥권인데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더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박 시장의 정책이 내수시장 침체를 부채질해 건설업체와 서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택경기가 위축되면 재개발·재건축 수주 물량이 줄어 현장 근로자는 물론 식당·운송업에까지 영향을 줘 결국 서민들이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0년 재개발·재건축 수주액은 18조원으로 국내 건설시장 전체 수주액(103조2000억원)의 17.2%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재개발·재건축 수주액이 15조원으로 줄면서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5%로 급락했다. 올해는 2월 말 현재 2조원으로 전체(17조1000억원)의 11.7%에 머물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멈춰선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주택협회 김의열 실장은 “뉴타운 사업 축소가 본격화하면 먹을거리 자체가 줄어 건설업체를 옥죌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일·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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