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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맛만 보여줬다

박태환이 남자일반부 자유형 400m 경기에서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역주하고 있다. 박태환은 이날 3분47초41로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울산=뉴시스]

출발 준비를 하고 있는 박태환. [울산=정시종 기자]
기록으로는 큰 소득이 없었다. 경기장 사정도 여의치 않았다.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은 “오늘의 경험을 좋은 교훈으로 삼겠다”고 했다.

 박태환이 런던 올림픽을 3개월여 앞두고 올해 첫 국내 대회에 출전한 19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 ‘제2의 박태환’을 꿈꾸는 유소년 선수들과 학부모, 박태환 팬클럽 회원들이 수영장을 가득 메웠다. 북적대는 수영장에서도 박태환은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레이스가 시작되는 오후 2시. 그런데 오전까지만 해도 정상이던 기록 계측 시스템에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들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언제 경기가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 박태환은 몸에 꽉 끼는 수영복을 입은 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기계 결함이 해결됐지만 예정 시간보다 30분 넘게 흘렀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박태환은 자신의 최고기록에 한참 못 미쳤다.

 박태환은 19일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제84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7초41로 대회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대회기록은 3분56초72(피승엽, 2011년). 박태환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3분41초53)에 5초88 뒤졌다. 반응시간 0.68초로 출발대를 박차고 나선 박태환은 같은 조 선수들에 한참 앞서 레이스를 펼쳤다. 초반 200m를 1분52초06으로 돈 박태환은 후반 200m에서 1분55초35로 처진 채 레이스를 마쳤다.

 박태환은 “경기 전 몸 푸는 상황에서 컨디션 조절이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라면 주어진 상황에 잘 대처해야 한다. 변명하기 싫은데…”라며 “경기시간이 지연돼 힘든 점이 있었다. 그리고 수영장에 어린 선수가 많아 몸 풀 때도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오늘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날 문수실내수영장은 초·중·고·대학 선수들과 일반부 선수들이 경영 경기를 치른 데다 다이빙 경기까지 열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집중 연마한 잠영 실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박태환은 3차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잠영 거리를 7~8m에서 10m 이상으로 늘렸다. 그러나 이날은 경기장 사정 때문에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문수실내수영장의 수심은 1.35m. 보통 국제대회가 열리는 수영장의 평균 수심은 1.8~2m가량이다. 수심이 얕으면 부력이 덜해 추진력을 내기가 쉽지 않다. 박태환은 “잠영을 할 때 발이 땅바닥에 닿아 힘들었다. 내일 자유형 200m에서도 열심히 해보겠지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특유의 막판 스퍼트 전략은 버리기로 했다. 박태환은 “이제 모든 선수가 ‘박태환’ 하면 막판 스퍼트가 강하다는 점을 떠올린다. 큰 대회에서도 계속 그런 방식으로 하면 진다. 레이스 운영 전략은 마이클 볼 코치와 상의해 잘 연습하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20일 자유형 200m에 출전해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울산=오명철 기자
사진=정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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