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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이드’에 언제까지 당할 건가 … 특허 굴려 돈 버는 펀드 나온다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김홍일 대표.
“특허산업요? 쉽게 말하면 남의 돈 ‘삥’ 뜯는 비즈니스예요. 부동산으로 치면 ‘알박기’죠. 이걸 자꾸 기술력과 혼돈하면 안 돼요. 지금이라도 이런 업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해 우리도 이젠 그만 당하고 돈 좀 벌어봅시다.”

 국내 첫 지식재산권 전문 운용사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김홍일(46) 대표의 말이다. 그는 “수익모델이 뭐냐”고 묻자 특허산업의 정의부터 내렸다. 핵심 기술의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기업들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돈을 버는 수익구조를 이렇게 비유한 것이다. 그는 늦어도 6월 중 총 1500억원 규모의 1, 2호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관투자가 몇 곳과 강남의 큰손들도 이미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지식재산권 펀드가 뭔가.

 “생소한 게 당연하다. 선진국엔 지식재산 관련 금융기법이 발달해 있지만 우리는 초보 단계다.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는 말은 들어봤을 거다. 제품 생산은 하지 않고 특허만 사들여 글로벌 기업들에 특허료를 받는 회사다. 안 주면 소송을 낸다. 기업들로선 버티기 어렵다. 이런 기업을 요즘엔 특허권관리기업(NPEs)이라고 부른다. 이런 기업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기업들에 ‘삥’을 뜯겠다는 건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돈으로 기업에서 될성부른 특허권이나 상표권을 사들여 이를 필요로 하는 다른 기업에 빌려준 뒤 라이선스료를 받는 거다. 인터디지털이나 모사이드 등 미국 특허괴물들의 연 매출 50~60%가 한국 시장에서 나온다. 특허청은 인텔렉추얼벤처스(IV) 등 미국의 대표 NPEs들이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으로부터 챙긴 돈이 최근 3~4년간 1조5000억원 정도라고 추산했다. 진작 국내에 이런 특허권관리기업이 생겼더라면 지금 상황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어느 정도 수익을 예상하나.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회사가 있다. 매출 1조5000억원의 A기업이 보유한 상표권이다. 장부가는 450만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기업이 2008년 중국에 진출하면서 중국 내 상표권 가치를 매겨봤더니 3000억원이나 됐다. 이걸 현금화해서 돈을 벌 계획이다. 지식재산권은 아파트나 똑같다. 아파트를 전세나 월세 놓으면 돈이 나온다. 그러나 주인이 집을 세주지 않고 그냥 비워놓으면 돈이 하나도 안 나온다. 특허나 브랜드 상표권도 마찬가지다. 굴리면 돈이 되는데 우리 기업은 다 깔고 앉아 있다. 지식재산 가치에 대해 무감각하다. 정확한 통계치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대략 비슷한 유형의 미국 회사들의 연 수익률이 25%쯤 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국내에선 중견 기업 회사채 수익률 정도인 연 6~7%가 목표다.”

 -특허권을 내주기로 한 기업이 있나.

 “아직 상품 출시 전이라 기업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 그러나 몇몇 대기업 계열 전자회사와는 마무리 단계다. 또 다른 한 대기업 계열사는 핵심특허는 아니더라도 현재 활용도가 낮은 B급 특허라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투자금은 얼마나 모았나.

 “열심히 뛰고 있다. 우선 6월 첫 상품 출시까지 1500억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기관투자가는 물론 몇몇 금융회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금융회사 프라이빗뱅커(PB) 사업부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벌써 강남 아줌마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고 한다. 공장 담보 잡아봐야 별 거 아니지만 특허는 돈이 된다는 걸 직감적으로 아는 거다.”

 김 대표는 ABN암로·리먼브러더스 등을 거쳐 지난해 7월 모회사인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창의자본주식회사)에 합류했다.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는 2010년 지식경제부와 삼성전자 등이 5년간 1500억원을 출연키로 하고 만든 회사다. 

특허괴물

제품을 직접 생산하거나 판매하지 않고 특허만 사들여 로열티 수입으로 수익을 올리는 특허권 관리기업(NPEs)을 말한다. 대개 원천기술을 싸게 인수해 글로벌 기업에 비싼 특허료를 요구한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소송을 한다. 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참여한 인텔렉추얼벤처스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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