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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로켓 실패발표 창피하지 않냐" 건의에

김정은이 지난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을 기념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 후 주석단 맨 끝으로 이동하며 관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당·정·군에서 명실상부 최고 권좌에 오른 김정은은 이날 20여 분간 연설을 통해 육성을 처음 공개했다. [평양 AP=연합뉴스]


2·29 베이징 합의로 북·미 관계의 물꼬가 터지는 상황에서 북한은 왜 장거리 로켓(은하 3호) 발사 카드를 꺼내들었을까. 실패한 로켓 발사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뭘까. 지난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평양을 방문하고 18일 서울을 찾은 박한식(73) 미국 조지아대 석좌교수가 이날 중앙일보를 찾아 김영희 대기자와 만났다.

평양 다녀온 박한식 교수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대담



박한식 조지아대 석좌교수
 -평양의 분위기는 어땠나.



 “김일성 100회 생일(태양절) 기념행사에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주민들이 끝없이 줄지어 어디론가 몰려다녔다. 네온사인을 켜고 건물들도 불을 켜 축제 분위기를 만들려는 것 같았다. 이전에 김일성광장 근처에 걸려 있던 마르크스와 레닌 초상화가 없어졌더라. 마르크스·레닌에서 파생된 사회주의가 아니라 ‘김일성 나라’가 됐다는 느낌이었다.”



 -방북기간인 13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쐈다.



 “외신기자들을 통해 발사 사실을 알았다. 실패 소식도 그들에게 들었다. 저녁 때 북한 당국자들은 공식적으론 실패가 아닌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사석에서는 실패라고 하더라. ”



 -주변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한 이유는 뭔가.



김영희 대기자
 “발사 후 국제사회의 제재를 각오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사망한 김정일이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고, 수령님(김일성)에게 선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북한 사람들의 의식구조나 체제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김정일의 결정은 절대적이다. 어느 누구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못한다. 그래서 발사는 기정사실화하고 뒷수습을 고민했던 것 같다. 만약 성공했다면 북한 미사일 수입에 관심 있는 나라들이 관심을 보일 수도 있지 않나. 상업적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실패 사실을 알렸다.



 “북한 당국자들에 따르면 김정은이 직접 알리라고 했다더라. 주변 참모들이 실패 사실을 발표하면 창피하지 않으냐고 건의했는데 ‘사령관(김정은)이 사실대로 발표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일부 기자들은 스위스에서 공부해 개방적인 게 아닌가란 분석도 했다.”



 -열병식에서 김정은을 직접 봤나.



 “관중석에서 봤다. 볼펜도 못 가져 가게 하더라. 김정은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사회자가 ‘최고사령관께서 연설을 한다’고 소개한 뒤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인 경공업에 방점을 둔 듯한 연설을 했다.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20여 분간 진행된 연설문을 본인이 직접 썼다더라.”



 -김정은은 어떤 인물이었나.



 “제스처나 말투는 김일성과 똑같았다. 외모나 행동의 유연성도 노력한 결과이긴 하겠지만 지도자로 자리 잡은 인상이 풍겼다. 하지만 심사숙고하기보다는 그냥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칫 즉흥적인 결정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럴 경우 남북 간에 작은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우려된다. 미국의 식량지원 철회만으로도 강경한 압박으로 생각하고 있고, 추가 제재가 있다면 3차 핵실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방북기간 우리 총선이 있었다.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었나.



 “한국의 총선보다는 미국의 대선에서 누가 되는지 관심이 있더라. 남북 관계 개선보다 북·미 관계 개선이 우선이란 입장이었다. 한국 정부를 종속변수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처럼 진보·보수라는 감정적 접근보다 자신들에 대한 적대감이 없으면 누구와도 교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경제에 대해선 누구와도 손을 잡겠다는 입장이었다. 그게 달라진 점이다.”



◆박한식 교수=북한문제에 정통한 미국 조지아대 석좌교수로 이 대학 부설 세계문제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50여 차례 평양을 방문하며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2009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여기자 석방에 메신저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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