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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4장짜리 발표문엔 ‘죄송’ 단 한 번

프레스센터서 회견하려다 교육청으로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징역 1년을 선고한 항소심 재판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려던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 단상이 텅 비어 있다. [뉴시스, 연합뉴스]


학부모단체들이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항의하자 곽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으로 장소를 옮겨 회견을 했다. 곽 교육감은 “흔들리지 않겠다”며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뉴시스, 연합뉴스]
후보 매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년형의 실형을 선고(17일) 받은 곽노현(58) 서울시교육감이 하루 만에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진실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올 1월 1심 공판의 3000만원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 받아 교육계의 ‘사퇴 요구’가 거센데도 또다시 무죄를 주장한 것이다.

실형 선고 하루 만에 기자회견



 서울시 123만 명의 초·중·고생 교육을 책임진 곽 교육감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죄책감이나 학생들에 대한 미안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오늘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떠올리며 이 자리에 섰다”며 말을 시작했다. A4 용지 4장 분량의 발표문에는 ‘죄송하다’는 표현은 단 한 번 들어갔다. “서울교육가족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표현이었다. 그는 회견 중 수시로 언론사 카메라를 보며 미소를 띠기도 했다.



 그는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직을 사퇴한 박명기(54) 서울교대 교수에게 선거 이후 2억원을 건넸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회통념상 2억원은 ‘의례성’을 벗어난 큰돈”이라며 “국가의 백년대계를 담당하는 교육감이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2억원을 제공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곽 교육감은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제가 선거 당시 어떤 부정한 사전 합의와도 관계가 없음을 인정해주었다”고 주장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검찰의 기소는 근거가 없는 것이며 이미 진실이 승리했다고 생각한다”는 말까지 했다. “교육감 선거전 단일화 협상에서 곽 교육감이 ‘돈 제공 약속’을 알았다는 강한 의심이 들지만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는 2심 재판부를 공격한 것이다.



 법학자(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인 그는 ‘선의’라는 궤변을 되풀이했다. “돈을 전달키로 한 것은 인간적 정리에 의한 선의다. 진보진영 단일화 대의를 같이한 분의 곤란에 대한 응분의 배려였다. 부정한 뒷돈 거래가 아니어도 ‘대가 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 법이라면 그것은 부당하고 위헌적인 법”이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과거 발언과 모순된다. 그는 법정에서 “교육감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박 교수가 힘들다는 얘길 들었어도 100만원 정도 냈을 것이다. 2억원은 벅찬 금액이었다”고 말했었다. 이런 진술을 토대로 2심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2억원은 ‘의례성’을 벗어난 큰 금액이고 곽 교육감이 자신의 교육감직을 보전하기 위해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도덕적으로 흠이 없어야 할 교육감이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겠다”며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곽 교육감은 금전 거래의 위법성 논란에 대해 “부정을 저지른다는 두려움이 아니라 혹시 사람들의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언론을 통해 스캔들로 확산될 수 있다는 조심성에 대한 걱정이었을 뿐이다” 고도 했다. 법학자가 법의 원칙을 외면하고 ‘의도가 좋은 사람은 절대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는 이상론을 편 셈이다.



  기자가 “(곽 교육감이)벌금형을 받은 공무원도 중징계 하고 옷을 벗게 하면서 징역형을 받고도 교육감직을 유지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묻자 즉답을 피했다. 대신 그의 변호를 맡은 박재영 변호사는 “곽 교육감은 헌법에 보장된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면서 “하위 공무원 징계는 모든 것들이 절차와 규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왔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교육감직은 유지하지만 오는 7월로 예정된 3심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물러나야 한다.



성시윤·김경희 기자



곽노현 말말말



“선의에 입각한 돈이었다. 그렇지만 드러나게 지원하면 오해가 있을 수 있기에 선거와는 전혀 무관한 가장 친한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



(2011년 8월 28일 기자회견에서 후보자 매수 의혹을 설명하며)



“박명기 교수의 자세가 해프닝에 기초한 권리모드에서 형제애에 기초한 구제모드로 바뀌어 긴급부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2011년 9월 9일 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최후진술에서)



“부정한 뒷돈 거래가 아닌데도 대가 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 법이라면 그것은 부당하고 위헌적인 법이다”



(2012년 4월 18일 2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된 것과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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