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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로 바람 느끼고, 날리는 깃발 보고 … 한국 양궁은 오조준 명수

지난 2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양궁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선수들이 활을 쏜 뒤(위쪽) 과녁에서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진천=임현동 기자]


“끝까지 바람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바람을 이길 수 있었다.”

바람 심한 야구장서 대표 선발
런던 경기장과 풍향 같게 설정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양궁 월드컵 1차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른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의 말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최종병기 활’에 나온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대사와도 같은 맥락이다. 양궁 선수들은 바람을 느끼며 계산하고 이를 이겨내는 싸움을 벌인다.



 양궁 선수들은 바람을 눈과 몸으로 느낀다. 사선에서는 얼굴에 스치는 바람을 느낀다. 다음에는 과녁까지 가는 중간에 설치된 바람자루, 그리고 과녁 위의 깃발을 본다. 사선부터 과녁까지 70m 거리 사이에서도 바람의 방향과 속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서거원 대한양궁협회 전무이사는 “볼에 스치는 바람과 중간의 바람자루를 통해 바람의 흐름을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계산이 끝나면 조준을 통해 이를 조정한다. 과녁의 중앙을 겨냥하는 정조준이 아니라 바람의 방향을 계산해 오조준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은 한국 선수들이 바람을 이겨낸 성공적인 사례다. 아시안 게임이 열린 아오티 양궁장은 허허벌판에 만들어져 예측할 수 없는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이를 철저하게 계산해 과녁을 노렸고, 양궁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김수녕 MBC 해설위원은 “정상권 선수일수록 바람이 부는 경기장에서 실력을 드러낼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특히 오조준에 강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는 국가대표 최종 평가전이 열렸다. 남녀 각 6명의 선수 중 4명을 선발한 평가전은 야구장에서 치러졌다. 야구장은 주변에 건물이 없어 선수촌 내에서도 바람이 가장 강한 곳. 앞서 두 번의 평가전이 열린 경남 남해공설운동장 역시 바람이 강한 장소였다. 런던 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리는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 또한 때때로 돌풍이 돌고 바람이 부는 곳이다. 장영술 국가대표 총감독은 “선발전이 곧 연습이다. 현지와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선발전을 치르는 이유가 거기 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경기장은 크리켓 그라운드에 과녁을 설치하고 양쪽에 임시 스탠드를 세울 예정이다. 대표팀은 현지 답사를 통해 과녁이 동남쪽으로 설치되며 좌우보다는 앞뒤로 강한 바람이 분다는 것을 알아냈다. 선발전도 똑같은 방향으로 과녁을 놓고 실시됐다. 한국 양궁의 독주에는 이 같은 코칭스태프의 세심한 노력이 숨어 있다.



글=김효경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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