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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만 보인다

가빈이 지난 1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스파이크를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가빈은 챔프전에서 경기당 평균 38점을 올리며 삼성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인천=연합뉴스]


이쯤 되면 ‘대한민국 배구 주권이 침탈됐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삼성화재는 지난 12일 끝난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가빈 슈미트(26·캐나다)의 압도적인 활약에 힘입어 대한항공을 3승1패로 누르고 2011~2012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가빈은 2009~2010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챔프전 MVP로 선정됐다. 챔프전 네 경기에서 가빈이 올린 점수는 151점. 챔프전 득점 2, 3위인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 마틴(115점)과 국내 거포 김학민(53점)의 점수를 합한 것과 비슷한 수치다. 1996~97시즌부터 삼성화재를 겨울리그 9연패로 이끌었던 신진식(37) 홍익대 감독과 김세진(38)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지금의 ‘가빈 쏠림 현상’이 걱정스럽다. 그들은 역대 최강의 좌우 쌍포 ‘좌 세진, 우 진식’이 재림한다고 해도 현재 프로배구의 유일한 ‘갑인(甲人)’인 가빈을 막기 어려울 거라고 했다.

왕년의 스타 김세진·신진식, 몰빵 프로배구를 걱정하다



김세진(左), 신진식(右)
 ◆가빈, 막을 수 없나=신진식 감독은 “전성기 시절의 나도 가빈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과 김세진 해설위원이 이끌던 ‘무적함대’ 삼성화재의 10연패를 저지한 2005~2006시즌의 외국인 선수 루니(30·당시 현대캐피탈)도 가빈과 비교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신 감독은 “루니는 리시브가 잘 된 공을 네트에 붙여서 띄워 줬을 때만 공격을 했다. 예측과 대비가 가능했다는 의미”라며 “가빈은 좋지 않은 공도 공격으로 연결한다. 예측이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공격수”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 역시 “문성민·김요한·박철우·김학민 등 젊은 공격수들이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가빈은 피지컬 자체가 다르다. 지금으로서는 이들 중 혼자 가빈과 맞상대할 선수는 없다”고 했다.



 ◆가빈, 써야만 하나=이번 챔프전에서 가빈의 공격 점유율은 60%가 넘었다. 여자배구 우승을 차지한 KGC인삼공사 역시 외국인 선수 몬타뇨에게 의존하는 ‘몰빵배구’를 한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몬타뇨의 공격 점유율은 54.96%였다. 삼성화재의 가빈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신 감독과 김 위원은 모두 삼성화재를 비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신 감독은 “내가 삼성화재 감독이라도 가빈을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고 김 위원은 “프로의 세계에서 승리를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을 택하는 것을 비난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가빈, 어떻게 넘나=삼성화재는 가빈을 쓸 수밖에 없고 지금 국내 공격수들은 그를 넘지 못한다. 김 위원은 “삼성화재뿐 아니라 모든 팀이 중요한 순간에는 외국인 선수에게 공을 띄운다. 국내 공격수들이 ‘결정타’를 날릴 기회를 잃는 것”이라며 “결정타를 때리는 ‘경험치’를 외국인 선수들에게 내주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 공격수들의 성장이 정체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김 위원의 말에 공감하며 “몇 년 동안만 외국인 선수 없이 프로배구를 진행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국내 선수들끼리 경기를 해서 기회를 줘야 좋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 국내 공격수들이 경쟁력을 갖춘 다음에 다시 외국인 선수를 도입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 방법에도 문제는 있다. 한국 프로배구는 가빈 하나를 넘지 못했다는 자존심의 상처를 입게 된다. 또 가빈을 경험한 팬들의 눈높이를 국내 선수들이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김 위원은 “누군가 가빈을 넘어주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국내 선수들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강력한 새 외국인 선수의 출현을 기대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씁쓸하게 말했다.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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