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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무감각증이 부른 ‘심심해서’ 난사

지난 3월 말 경기도 고양시, 지난 10일 인천시, 11일 서울 강남, 12일 자유로와 종로-.



[사건추적] 쇠구슬 범죄의 심리

 서울 강남경찰서가 18일 구속한 백모(42)씨의 범죄 현장이다. 백씨는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대를 돌며 고급 상가 매장의 유리창과 고가 자동차의 유리창에 쇠구슬을 쏴 깨뜨린 혐의(특수재물손괴 등)를 받고 있다. 그의 범행 도구는 ‘모의권총’이었고 보름 남짓 동안에만 피해를 본 상점이 20~30곳, 자동차가 30여 대에 이른다. 검거 직후 백씨의 집에선 가스식 모의권총 2정과 탄창 4개, BB탄과 쇠구슬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검찰은 공범이 있다고 보고 추적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백씨는 자동차 타이어와 부속품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왜 이런 짓을 저지른 것일까.





 경찰 조사에서 그는 범행 동기에 대해 “심심해서 그랬다”는 진술만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11일의 경우 백씨는 오후 5시부터 두 시간 동안 서울 강남 일대를 휘젓고 다니며 16차례 유리창을 깨뜨렸다. 당시 이동거리는 7㎞, 시속 3.5㎞로 느리게 움직였다. 목격자들은 그가 골목 사이에 숨어 있다가 게릴라 식으로 매장이나 자동차를 공격하고 재빠르게 이동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씨가 총기를 이용한 점 ▶서울 강남과 수도권 등을 대상으로 삼은 점 등에서 그의 범죄 심리를 읽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남대 이창무(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심심해서 그랬다’는 진술은 범죄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지 못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하위문화’ 이론을 거론했다. 사회적 약자 등이 속한 하위문화에서는 ‘범죄를 저질러도 나쁜 것이 아니다’는 생각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다. 이들은 중산층·상류층 상승 욕구가 있지만 그게 좌절되면 반항심이 생기고 범죄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이런 범죄자는 ▶범죄를 과시하면서 쾌감을 느끼고 ▶상류층에 적대적이며 ▶무계획적이고 충동적인 특징이 있다고 한다.



 경찰대 표창원(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쟁에서 밀린 남성들이 대리만족을 위해 파괴 행위를 하며 평소에 느끼지 못한 우월감을 만끽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직접 대상을 공격하기보다는 간접적인 수단을 사용한다. (모의)총기가 주로 사용되는 이유다. 파괴력을 지녔고, 먼 거리에서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표 교수는 “총기 범행의 특성 중 하나는 비겁함”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2002년 10명의 희생자를 낳으며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를 공포에 떨게 했던 ‘스나이퍼 살인사건’과 범죄 심리학적 측면에서 닮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퇴역 군인과 불법 체류자가 워싱턴시 일대를 돌며 무작위로 사람을 저격하고 달아났던 당시 사건에서 희생자들의 공통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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