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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꼬리 무는 지방 엽기사건 대처법

김동호
내셔널팀장
벌써 잊어버린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인천해경 살해사건, 부산 벤츠여검사 사건, 대구 중학생 권모군 자살사건, 대구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광주 동구청 전직 동장 투신사건, 제주 강정마을 사태, 강원랜드 카지노 몰카 사건, 수원 20대 여성 토막살해 사건…. 끝이 없는 걸까. 사흘 전에는 경북 영주 이모군이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됐다. 어느 사건 하나 예사로운 게 없다. 그런데 이 사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지방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또 하나. 모두 전에 없던 희대의 사건들이다.



 왜 엽기적인지 보자. 고(故) 이청호 해경을 살해한 중국 어부의 만행은 해적질과 다름없었다. 이 사건을 통해 국민은 목숨 걸고 바다를 지키는 해경들의 노고에 비해 처우가 열악하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다. 부산 벤츠여검사 사건도 혀를 내두를 일이었다. 지역 변호사와 검사의 사사로운 결탁을 저지할 아무런 견제장치가 없었다.



 대구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도 설마 했지만 사실로 확인돼 두 현역 선수가 사법처리됐다. 광주 동구청 동장 자살사건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국회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자가 투신하고 현역 구청장 등 11명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주 강정마을에는 지금도 시위대가 뭍과 바다를 통해 끊임없이 공사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착한 양 신드롬에 빠진 이들은 늑대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걸까. 해군을 해적이라고 부르며 유비무환(有備無患)의 필요성을 부정하고 있다.



 몰카 사건도 황당하다. 국가가 카지노를 허용하는 것은 공정(公正)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믿음이 무너졌다. 몰카가 드러남에 따라 얼마든지 사기도박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 20대 여성 살해사건은 밤길에 여성이 다녀도 안전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정도라는 신화를 일거에 무너뜨렸다.



 이 모든 사건들이 지방에서 일어났다. 그사이 서울에는 이런 ‘엽기 사건’들이 없었다. 이 많은 사건들을 처리하느라 지역 기자들은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과부하가 걸릴 정도였다. 이 사건들을 보면서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한 가지 관통하는 배경은 ‘지방은 취약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표준은 서울에 맞춰져 왔다. 정부도 민간기업도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1995년 전면적인 지방자치 도입 이후 17년이 흘렀지만 중앙집권의 위력은 여전하다. 예산과 고급인력은 서울로 몰리고 지방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일자리가 많지 않아 인구가 빠져나가고 자치단체는 만성적 예산부족에 허덕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사이 서울은 여러모로 탄탄해졌다. 치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일어난 각종 엽기 사건들이 발생할 여지가 크지 않다. 하지만 지방은 취약하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모든 표준을 서울에만 맞추고 예산·인력을 집중할 게 아니라 지방이 치안·생활·문화 분야에서 균형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끔찍한 사건들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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