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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열 학생을 위한 친절한 글쓰기

인문계열 못지않게 자연계열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도 글쓰기와 말하기 능력이 강조되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교과 지식의 암기가 아닌 활용을 강조하는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목고와 대학의 선발전형과 교육과정의 변화도 한몫한다. 학생 스스로 연구 주제를 발굴·탐구하고 이를 친구들과 토론·발표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이공계 학생을 위한 과학적 글쓰기 수업을 개설할 정도다.

글=김슬기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하나고 정승아(18)양은 과학적 글쓰기에 대해 “글의 소재만 과학원리일 뿐, 쉽고 재미있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록 기자]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이공계 인재가 필요합니다.” POSTECH(옛 포항공대) 박상준(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이공계 학생도 언어능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로 ‘소통’을 꼽았다. 박 교수는 “실험과 연구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능력이 원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문 간의 융합이 일어나고 영역 간의 협업이 늘어나면서 소통능력은 이공계 학생도 갖춰야 할 능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글쓰기를 가르쳐보면 ‘기술지식도 필요하지만 언어능력도 필요하구나’를 학생들이 스스로 먼저 느낀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의 리더가 되려면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르는 한 방법으로 그는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친절한 글쓰기’를 추천했다. 과학 원리를 비전문가인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독자의 입장에서 쓰는 글이다. “읽히기 위해 쓴다는 목적을 갖고 독자의 시각에서 쓰면 어려운 과학 소재라도 독자를 설득하고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독자에게 전할 중심 생각 정한 뒤 문맥 구성

박 교수는 글을 쓸 때 “독자에게 말하고 싶은 한 가지 중심 생각을 정한 뒤 내용의 통일성을 생각하면서 문맥을 긴밀하게 구성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각 문단의 소주제를 정한 뒤 이를 뒷받침할 문장들에 어떤 내용을 넣을지 구상하라”고 말했다. “서론에서 화제와 논의를 제시한 뒤 독자가 이를 다시 정리·이해할 수 있도록 결론에서 요약·강조·생각거리 등을 제시하는 것이 친절한 글쓰기” 라고 조언했다.

“3000자에 가까운 분량을 과학지식만으로 채우는 것은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무척 힘든 글이에요. 남들보다 과학적 지식이 풍부하거나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그 글이 좋은 글이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딱딱한 과학에 대한 얘기를 하지만 동시에 읽는 사람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내용을 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정승아(하나고 3)양이 말하는 친절한 글쓰기 방법이다. 정양은 자연계열을 공부하는 학생이지만 각종 글쓰기·말하기 대회에서 인문계 학생 못지않은 다수의 수상 실적을 갖고 있다. 정양의 글쓰기는 자신의 이야기를 글에 담는 방법으로 친밀감을 느끼게 해 독자를 글 안으로 끌어들인다.

제5회 노벨과학 에세이대회 때다. 여러 노벨 수상자들 중 한 인물을 선택해 그의 연구성과와 생애에 대해 자유롭게 쓰는 대회였다. 정양은 심장 분야 전문가인 ‘베르너 포르스만’을 택했다. 그에 대한 글을 정양은 친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갔다. 심장질환을 앓았던 할머니의 사례를 엮어 글에 진정성을 담아냈다. 정양은 “멋있거나 잘 보이고 싶은 내용을 고르기보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쓰고자 하면 어려운 지식도 쉽게 쓸 수 있고 독자도 쉽게 이해하도록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험 활용하고 관련 자료 충분히 찾아 읽어야

글을 쓰기 전에 관련 자료를 충분히 찾아 읽는 것도 정양의 친절한 글쓰기 방법이다. 제2회 재료연구소 소재 이야기 공모전에선 금속·세라믹 등의 재료를 글감으로 써야 했다. 정양은 낯선 과학 소재들 중 각광받는 신소재 재료를 찾다 인터넷에서 티타늄이 인공장기에 쓰인다는 점을 알게 됐다. 정양은 티타늄을 자신의 진로인 의사와 연결 지어 글을 쓸 방법을 고민했다. 이를 위해 티타늄에 대한 인문학 자료까지 조사해 명칭의 유래가 그리스·로마신화의 ‘티탄’이란 거인족에서 유래됐다는 내용을 찾았다. 정양은 ‘희망을 주는 거인, 티타늄’이라는 제목을 달고, 인공 판막에 쓰이는 티타늄이 심장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신소재가 될 수 있음을 다양한 자료를 근거로 들어 써내려갔다.

올해 초 대상을 수상한 제1회 전국 고등학생 의학 토론대회에선 정양은 보건복지부 장관 역할을 맡았다. ‘신종플루 발생 시 각 이해집단의 상황을 고려해 창의적인 해결방안을 구하시오’가 토론 주제였다. 정양은 보건복지부의 관점에 입각해 정보를 수집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의 역할, 보건복지부의 임무, 피해사례,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정리했다. 정양은 “상대방이 반박할 내용을 글로 정리해보며 주제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했다”며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 통계자료를 찾는 데도 집중했다”고 말했다.

 정양은 “머릿속으로만 알던 지식도 글쓰기와 말하기를 거치면 나만의 확실한 지식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나의 연구 결과를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로운 지식과 나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다 보니 나의 진로와 학업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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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