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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봄·여름·가을·겨울 … 날씨가 두려워

올림픽을 앞두고 변화무쌍한 런던의 날씨가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멀리뛰기 챔피언 제게데가가 타워브리지 앞에서 멀리뛰기를 하는 모습.

“영국의 우중충한 날씨가 싫다. 스페인의 따뜻한 태양이 좋다.”

세계적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레알 마드리드)는 2009년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사실을 날씨에 빗대 얘기했다. 호날두는 틈만 나면 “부와 명예를 모두 안겨준 영국을 사랑한다”고 했지만 날씨 이야기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악명높은 영국의 날씨는 호날두가 스페인으로 향한 이유 중 하나였다. 멕시코 난류와 편서풍,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 영국 날씨는 하루에도 사계절이 있다고 할 만큼 변덕스럽다.

한국 사람들이 외출할 때 스마트폰을 챙기듯 영국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우산과 모자를 챙긴다. 100일 뒤 그곳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이 열린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한국 선수들도 호날두처럼, 영국의 날씨에 고개를 젓게 될지 모른다.

마라톤은 야외에서 2시간을 넘게 뛰는 스포츠다. 변화무쌍한 영국 날씨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종목 중 하나다.

황영조(42) 마라톤 국가대표팀 감독은 “마라톤은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종목”이라며 “개인 차이는 있지만 뛰는 도중 비가 내리면 갑자기 근육이 굳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때문에 날씨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다. 황 감독은 “삽시간에 변할 수 있는 영국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선수들은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내리는 날에도 변함없이 훈련했다. 충분히 영국 날씨에 적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비로 인해 미끄러워질 경우를 대비한 특수 깔창도 준비했다. 황 감독은 “바닥이 미끄러우면 ‘킥’의 힘이 땅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경기 당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특수 깔창’을 쓸 것”이라고 귀띔했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양궁도 날씨가 중요하다. 2004 아테네올림픽 양궁대표팀의 심리훈련을 담당했던 정청희(68) 단국대 석좌교수는 “화살을 시위에 놓고 시위를 당겨 활을 쏠 때까지의 과정과 시간을 일정하게 훈련시킬 만큼 루틴(특정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과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궁대표팀은 만원관중의 야구장 훈련,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씨에서의 훈련 등 극한 환경을 찾아 언제 어디서도 루틴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훈련을 해왔다.

흐리고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에 선수들의 기분이 우울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분은 컨디션에 큰 영향을 준다. ‘마린보이’ 박태환(23)은 날씨에 민감한 편이었다. 그는 2008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궂은날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박태환은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 우기였던 지난 1월, 박태환은 야외 수영장에서 한 달 가까이 장대비를 맞으며 훈련했다. 비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다. 박태환 지원팀 관계자는 “(박태환이) 날씨에 민감한 편이었는데 지금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전했다.

박태환과 손연재(18·리듬체조) 등 유명 선수들의 심리상담을 맡아온 조수경(43) 스포츠심리학 박사는 “종목에 따라,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날씨는 컨디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훈련 도중 생리적인 한계점에 왔을 때 심리적 압박은 몸이 받아들이는 것보다 훨씬 크다. 이때 날씨 등 외부 변수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날씨가 급변할 때 모두 똑같은 환경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침착히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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