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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두 사람, 대가 없이 2억 부조할 관계 아니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17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곽 교육감이 법원을 나서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강정현 기자]

17일 서울고법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은 ‘곽 교육감은 피해자’라는 판단에 바탕을 둔 1심 판결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곽 교육감이 라이벌 후보였던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이 ‘대가 없는 선의의 부조’라는 곽 교육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곽 교육감과 박 교수가 선거 석 달 전인 2010년 3월 처음 만나 친분이 없었던 점 ▶박 교수가 금전 지급 합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곽 교육감을 ‘위선자’라며 격렬하게 비난한 점 ▶곽 교육감 측이 1억원을 주겠다고 했을 때 박 교수가 3억원을 달라고 말해 장기간 갈등을 겪은 점 등을 볼 때 곽 교육감과 박 교수 사이가 ‘대가 없는 선의의 부조’가 가능한 특수관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2억원은 사회 통념상 의례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액수를 훨씬 상회한다”며 “돈을 마련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나, 전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나 후보 사퇴에 대한 대가성을 인정할 만큼 큰 금액”이라고 말했다. 또 “후보 단일화 이전인 2010년 5월 17일 여론조사에서 곽 교육감이 2위를 한 반면, 단일화 이후인 5월 27일 여론조사에선 곽 교육감이 보수성향 이원희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며 “박 교수의 후보 사퇴로 인한 정치적 이익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교육감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박 교수가 힘들다는 얘길 들었어도 100만원 정도 냈을 것’ ‘2억원은 벅찬 금액이었다’ 등의 곽 교육감 진술에 비춰 곽 교육감이 2억원에 대한 대가성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이 같은 판단은 ▶곽 교육감이 직접 금전 지급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점 ▶곽 교육감이 박 교수의 금전 지급 요구를 계속 거절하다가 이후 박 교수의 딱한 사정을 듣고 돈을 건넨 점 등을 참작했다는 1심 판결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실형을 선고하고도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아 곽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유지하게 됐다. 지방자치법 111조 ‘구금 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부단체장이 단체장직을 대리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특히 “1심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자를 사후적으로 매수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 범죄”라며 “법학자인 곽 교육감이 법률지식과 위법성 판단 능력을 갖추고도 후보 사퇴 대가로 돈을 준 점, 2억원은 역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가운데서도 큰 액수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1심이 유사한 판단을 하고도 너무 낮은 형량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곽 교육감이 이미 박 교수 측과 해 놓은 금전 지급 합의가 훗날 자신에게 법률적·정치적 위험요소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돈을 건넨 점, 교육 현장의 비리를 막아야 할 교육감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2억원이라는 큰돈을 지급한 점도 형량 가중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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