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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내 장례식 오면…" 투신 중학생 마지막 문자

지난달 8일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전모(14)군이 피해학생 이모(14)군을 괴롭히면서 친구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보낸 내용.
17일 오후 3시5분쯤 경북 영주시의 한 중학교 운동장. 학생과 교사들이 줄지어 선 가운데 영구차와 유족을 태운 버스가 들어섰다. 학생과 교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나왔다. 영구차는 학교 건물을 한 바퀴 돈 뒤 5분여 만에 빠져나갔다. 16일 자살한 이 학교 2학년 이모(14)군은 가족의 오열 속에 영주화장장에서 한 줌의 재로 변했다. 장례식은 유족의 뜻에 따라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치러졌다.

 ‘너 내 장례식장 오면 죽일 거야 꼭’. 이군이 자살하기 직전인 당일 오전 8시54분 자신을 괴롭힌 전모(14)군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이군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아파트 20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 수사 결과 이군은 지난 한 달간 가해학생으로부터 집요하게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담임 교사 등은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군은 지난해 학교에서 한 심리검사에서 자살 고위험군 학생으로 분류돼 치료받고 있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중순부터 같은 반의 전모(14)·최모(14)군 등 3명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군 등은 수업 중 이군의 뒷자리에 앉아 뒤통수를 툭툭 때리고 주먹으로 등을 치거나 연필로 찔렀다. 미술시간에는 이군이 그린 그림에 붓으로 물을 뿌렸다. 이군이 “싫다”고 했지만 이들의 폭행과 짓궂은 장난은 계속됐다.

 전군 등은 경찰에서 “놀려 보니 재미있어 장난 삼아 계속했다”고 말했다. 전군이 서클 가입을 강요한 것도 자살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는 이군에게 자신이 주도하는 서클에 가입하라고 강요했고 지난 12일 마지못해 승낙했다. 이군은 유서에서 ‘나는 그 자식과 노는 게 싫다. 그래서 자살하려 한다’고 적었다. 이 서클은 전군의 이름을 따 ‘○○패밀리’로 불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군이 처음 만든 뒤 최근 이군이 들어오면서 11명이 됐다.

 학교의 학생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이군은 지난해 5월 학교에서 한 ‘정서행동발달심리검사’에서 자살 위험도 수치가 높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7명 중 1명이었다. 복수담임제 도입으로 이군 학급의 담임 교사가 2명이었지만 누구도 그가 괴롭힘을 당하는지 몰랐다.

 한편 17일 오후 7시45분쯤 경북 안동시 송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여중 2학년 김모(14)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에 성적을 비관하는 내용이 있는 점으로 미뤄 공부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영주=홍권삼·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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