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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왜 북한 로켓 적재중량은 1㏏ 핵탄두와 똑같나

[일러스트=박용석 기자]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지난 13일 실패로 끝난 북한 로켓 발사에는 우리가 반드시 되새겨봐야 할 세 가지가 숨어 있다. 북한은 지난주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행사를 앞두고 서방 언론인들을 초청하는 등 떠들썩했다. 이 정부 주도 행사의 핵심은 은하 3호 로켓 발사였다. 서방 기자들은 북한 전문가라는 사람으로부터 이 로켓에는 인공위성이 탑재돼 있으며 따라서 이번 로켓 발사는 미국과 북한이 지난 2월 29일 중단하기로 합의했던 탄도미사일 시험용이 아니라 평화적 목적의 우주개발용이라고 주장하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이런 논란 속에서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세부 사항을 살펴보자. 첫째, 북한에는 민간 주도의 우주 프로그램이 없다. 북한의 우주 프로그램은 1998년과 2009년에 각각 했던 로켓 발사 시도가 전부다. 그나마 모두 실패했다. 98년 발사에선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실었다. 위성이라면 반드시 지구와 고주파로 교신하며 이미지와 신호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 북한 최초 위성의 주파수는 27㎒였는데 이는 어린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자동차를 무선 조정할 때 쓰는 주파수다. 2009년 인공위성에는 고주파를 썼다지만 북한이 이를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거나 궤도에 오른 위성과 교신하며 데이터를 주고받았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 게다가 조지타운대 동료로 법학 및 우주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조이너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유엔우주공간평화이용위원회(COPUOS)나 국제우주항행아카데미(IAA) 등 우주 관련 국제회의나 기구에 활발하게 참여한 적이 없다고 한다.

 둘째, 지난 13일 발사 81초 뒤 폭발한 탑재 인공위성 광명성 3호가 무게 100㎏에 전력이 200Wh라는 점이다. 이는 국제기준으로 보면 작은 규모로 마이크로 인공위성이라 부를 수 있겠다. 북한이 국제제재와 고립 속에서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이 이 정도일 수 있다(중국은 북한의 첫 인공위성 개발에 도움을 줬지만 이후 중단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북한이 탑재한 인공위성의 무게(장거리 로켓의 탑재중량이기도 하다)가 하필이면 1㏏(TNT 1000t에 상당하는 원자탄·수소탄의 폭발력) 위력의 핵탄두 무게와 얼추 비슷했다. 북한은 소련과 중국이 갔던 길을 그대로 답습해 왔다. 이 두 나라는 과거 로켓을 개발하면서 우주개발용이라고 둘러댔지만 실상은 이와는 정반대로 순전히 군사 목적이었다. 로켓 프로그램의 목표는 핵탄두를 미국까지 쏘아 보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었다. 이들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한 연후에야 우주 개발에 관심을 보였다.

 셋째는 은하 3호가 발사된 뒤에야 알려진 흥미로운 사실이다. 큰 사건이 벌어지면 관련국들은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수집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게 마련이다. 특히 이번엔 미국과 우방들은 언론에 발표하기 전 발사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했을 때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은 실험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유했으며 모든 정보를 다 정리하고 평가하기 전에는 어떠한 정보도 외부에 발설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지난 13일 아침에는 이와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북한 로켓인 은하 3호의 폭발 소식이 펜타곤(미 국방부) 관료로부터 CNN으로 샜다. 그런 다음 일본 자위대는 발사가 실패했으며 잔해가 서해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한국 국방부는 로켓 발사가 실패했다는 뉴스를 확인해 주지 않음으로써 유일하게 원칙을 지킨 것으로 보인다. 로켓 발사 정보관리에서 이처럼 상호 협조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앞으로 이 세 나라가 서로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음을 의미한다. 지금으로선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만큼 이런 일을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로켓 발사가 성공해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에 올라갔더라면 발표 과정에서의 협조는 더더욱 중요해졌을 것이다. 북한의 다음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선 세 우방이 위기 대응 과정에서 더욱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

 ◆은하 3호=북한이 4월 13일 오전 7시38분 발사한 장거리 로켓. 발사 1분여 만에 폭발해 잔해가 서해에 추락했다. 발사 비용이 8억5000만 달러로 추산되며 이는 북한 주민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중국산 옥수수 250만t의 가격과 맞먹는다. 북한은 이날 이례적으로 발사 실패를 시인했다. 앞서 북한은 98년 8월 31일 백두산 1호(서방세계에선 대포동 1호라 부름)를, 2009년 4월 5일 은하 2호를 각각 발사했다.

 ◆광명성 3호=북한이 은하 3호 로켓에 탑재했던 인공위성. 무게 100㎏의 소형이다. 앞서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백두산 1호와 은하 2호를 발사할 때 각각 인공위성 광명성 1호와 2호를 탑재했다고 발표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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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