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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현판 한글이냐, 한자냐 … 4대문 5대궁 살펴보니

“1968년부터 걸렸던 한글현판을 뗀 일은 역사 파괴다. 한글현판은 민주정치의 상징이다.”(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광화문은 신축이 아니라 복원한 것. 현판도 역사적 전거에 맞게 해야 한다.”(진태하 사단법인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이사장)

 문화재청은 1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광화문 현판 글씨와 글씨체 의견 수렴 공청회’를 열었다.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 광화문(光化門) 현판을 한글로 할지, 한자로 할지를 두고 논박이 이어졌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화문은 2010년 광복 65주년 기념식에 맞춰 복원 준공됐다. 석 달 뒤, 현판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일단 금간 현판을 복구해 걸어두고 1년 6개월째 논란을 끌어가고 있다. 현재의 현판은 1866년 고종 중건 당시 영건도감(營建都監)의 책임자였던 훈련대장 임태영이 쓴 글씨다. 영건도감이란 조선시대 국가적 건축공사를 관장하던 임시관청. 도쿄대가 소장한 당시의 유리원판 사진을 디지털로 확대해 출력하는 방식으로 복원했다. 하지만 “훈련대장의 글씨가 대표성이 있느냐” “디지털 복원한 글씨는 죽은 글씨다” 등 논란이 일면서 현판을 교체하는 김에 글씨도 바꾸자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다른 현판은 어떨까.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학예사가 2005년 작성한 ‘광화문 편액 역사고증 및 집자(集字)사례 연구’에 따르면 조선 후기 궁중 현판 중 글쓴이가 확실한 것은 42점이다. 흥선대원군까지 포함해 왕이 쓴 것이 24점, 문인이 쓴 것이 13점, 집자한 것이 5점이다. 글씨를 쓴 인물은 대개 건물의 건립목적이나 용도, 역사적 내력과 연관이 있었다. 서체는 해서(楷書). 설암체를 토대로 한 석봉 한호(1543~1605)의 ‘대자(大字) 천자문’에 가까웠다.

 중앙일보는 서울시내 4대문 5대궁 정문의 현판 글씨를 모았다. (인포그래픽 참조) 15세기 양녕대군이 쓴 숭례문, 16세기 퇴계 이황이 쓴 흥인지문(동대문), 15세기 문신 성임이 쓴 창경궁 정문 홍화문 현판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광화문과 현판이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게 아니듯, 광화문 현판도 다른 궁궐 및 성문의 현판과 함께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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