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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더 이상 참을 수는 없었다

<준결승 1국> ○·천야오예 9단 ●·원성진 9단

제9보(101~107)=힘차게 뻗어 버린 백△는 강수인가, 아니면 무리수인가. 이 근방의 수읽기는 복잡하다. 한 가닥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닥의 수읽기가 존재하는데 1분 초읽기에 그 모든 변화를 다 읽을 수는 없다. 별수 없이 ‘감각’을 믿어야 한다. 삼성화재배는 제한시간이 각 2시간이지만 이쯤 되면 다들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게 된다. 속기에선 배짱도 한몫한다. ‘형세’도 중요한 요소다. 결국 지금껏 잘 견뎌 온 천야오예 9단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백△로 뻗어 버렸다. 승부를 보자는 것이다.

 이처럼 장황하게 늘어놓는 까닭은 백△가 패착의 멍에를 썼기 때문이다. 원성진 9단은 순발력은 떨어지지만 이런 인파이팅은 매우 강한 기사. 그는 즉각 101로 차단해 갔다. 여기서 백이 ‘참고도 1’처럼 백1로 잇는 것은 흑2로 끊겨 아무 수도 없다. 102가 천야오예가 준비한 수. 만약 상대가 ‘참고도 2’ 흑1로 곱게 이어 준다면 백은 2, 4로 두어 흑을 오히려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흑이 절단을 강행하다가는 백◎ 한 점이 교묘하게 작용해 흑A의 역습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 흑도 103으로 두는 강수를 들고 나온다. 모양은 구겨졌지만 107을 두기 위한 실전적인 수법. 백이 위태롭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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