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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 문제] 천안 직산역 인근 골프장 건설 마찰

수도권전철 천안 직산역 주변 골프연습장(9홀 골프장, 60타석 연습장, 부대시설) 건설을 놓고 인근 주민들이 조성 허가 취소를 천안시와 해당 업체에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옛 연탄공장 자리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설 경우 농작물 피해와 지하수 고갈을 비롯해 향후 지역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 업체에서는 정규홀 골프장 건립이 아닌 연습장과 연습코스 용도에 불과하다며 주민들의 과도한 우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주민 “농작물 피해 주고 지하수 마를 것”
업체 “연습장·연습코스인데 우려 지나쳐”

강태우 기자 , 사진=조영회 기자



㈜삼천리가 천안시 직산읍에 있는 옛 연탄공장부지에 골프연습장과 관련 부대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이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다.


천안시 직산읍 모시리 청호아파트(4차)에 사는 임언년(60·여)씨. 임씨는 8월이면 이 동네에 산지 20년이 된다. 요즘 임씨의 얼굴엔 짙은 주름이 하나 더 생겼다. 마을 인근에 골프연습장과 9홀 골프장이 조성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1992년 직산에 터를 잡은 임씨는 당시 연탄공장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하소연 했다. “아파트 창문을 조금이라도 열면 연탄가루가 들어와 문을 닫고 빨래를 방안에서 말려야 했어. 환기 한 번 시키고 의례껏 방안을 걸레로 닦는데 걸레에 시커먼 가루가 묻어 나왔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난 후 시커먼 물을 보면 어찌나 화가 나던지…” 과거를 회상하는 임씨의 표정엔 억울함이 배어 있었다.



 임씨는 업체에 제대로 항의 한 번 해보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 어르신이 연탄공장을 찾아가 항의를 해봤지만 환경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연탄공장이 들어선 후에 아파트가 분양된 것도 주민들에겐 목소리를 높이기 힘든 약점이 됐다.



 ㈜삼천리는 1976년 지금의 직산역 인근에 연탄공장을 신축하고 1978년부터 1999년까지 21년간 공장을 가동했다. 하지만 연탄수요 급감으로 2000년 문을 닫았다. 12년이 지난 현재 삼천리가 연탄공장을 허물고 골프연습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삼천리가 그동안 피해를 준 것도 모자라 또다시 환경오염, 위화감 조성, 지하수 오염 및 고갈, 공사 분진 소음 등의 피해를 주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2일 오후. 청호아파트 앞 수퍼에 주민 예닐곱 명이 모여 이와 관련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골프장 조성은 요즘 이 동네의 가장 큰 이슈가 됐다. ‘잔디에 농약을 주면 약이 이곳으로 내려온다’ ‘늦은 밤까지 불을 밝게 켜놓기 때문에 주변에서 농사가 되겠나’ ‘지하수를 쓰고 있는 마을에 큰 피해가 갈 것이 뻔하다’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일부에서는 ‘저농약을 쓰기 때문에 피해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다’ ‘빗물 저장 탱크를 설치하고 지하수도 최소한으로 줄인다 하더라’ 등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같은 시각 연탄공장 부지에는 굴삭기와 살수차가 연탄공장 건물 잔해를 부수며 쉼 없이 물을 뿌리고 있었다. 골프연습장이 들어설 부지 2㎞ 안에는 4개 마을(모시리, 부송1·3리, 삼은리) 500여 가구 1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축사·과수원·논농사 등의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환희 삼천리골프장저지대책위원장은 “분진, 폐수 배출 등으로 주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끼쳤던 삼천리가 다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곳에 골프장이 들어서게 되면 향후 역세권 개발에 저해요소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업체의 지하수 사용으로 인한 지하수 고갈과 오염, 농약사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서민 주거지역 주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는 만큼 반대운동을 계속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천리는 골프연습장 건축에 따른 주민들의 우려는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삼천리는 2011년 7월 연탄공장 부지에 골프연습장을 짓는 내용을 담은 건축허가신청서를 천안시에 제출했다. 시는 관련 심의절차를 거쳐 지난 1월 2일 60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대지면적 12만8421㎡, 건축연면적 4359㎡ 규모) 건축허가를 내줬다. 삼천리는 이후 9홀(파3) 골프장 시설 설치 신고를 마치고 5월부터 본격적인 시설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천리가 개발을 계획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옛 연탄공장이 비업무용 토지로 보유에 따른 과세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천리는 당초 골프연습장 조성 계획 이전에 아파트나 쇼핑몰 개발을 모색했다. 하지만 법적 제한 때문에 체육시설 용도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천리는 주민들의 반대로 운영수익 발생 지연에 따른 손실까지 감안해야 될 처지가 됐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삼천리는 주민반발을 의식해 2월 9일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사업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발 계획에 반영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민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대형마트, 대형병원, 호텔 등의 개발을 지적하며 사업취소를 요구하자 난감해 하고 있다.



 삼천리 관계자는 “2000년 연탄공장 가동을 멈춘 후 비업무용 토지로 분류되면서 조세부담이 많아 개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법적으로 하지 않아도 될 주민공청회를 열어 주민의견을 반영했고 사업비도 늘렸는데 사업부지와 직접 접하지 않은 일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시공사 선정과 착공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주민이 정규골 프장을 추진하려 한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는 토지매입이나 골프장 건립이 아닌 골프연습장과 연습코스 용도로만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을 선동하는 무조건적인 사업취소와 근거 없는 비방은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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