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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 이식 성공률 96%, 합병증 0건 … 세계 톱5가 목표

아주대병원 정연훈 아주난청센터장(왼쪽)과 언어치료사(오른쪽)가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은 16개월된 아기에게 언어치료를 하고 있다. [사진 아주대병원]


초보 엄마 이연정(가명·33·경기도 수원)씨. 첫 아기가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고도난청장애로 진단받았다. 생후 5개월 때의 일이다.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고, 옹알이가 늦은 이유도 이해가 됐다. 연정씨의 아기는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양쪽 귀에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았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다. 현재 청력이 회복돼 언어치료를 계속 받고 있다. 이제는 이름을 듣고 반응하거나 단어를 말할 수 있다.

아주대병원 아주난청센터



 고도 난청환자는 달팽이관 안에 있는 청각세포가 손상돼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다. 이런 환자는 인공와우 삽입술과 언어재활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인공와우는 망가진 청각세포를 대신해 신경세포를 자극하면서 소리를 인식하도록 돕는다. 아주대병원 아주난청센터 정연훈 센터장은 “선천성 난청환자라도 7세 이전에 수술을 받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아주난청센터는 귀 분야에서 국내 대학병원을 선도하고 있다. 보청기를 사용해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중증 난청환자의 청력을 회복시켜주는데 강점이 있다. 인공 와우이식술은 현대의학의 결정체다. 수준 높은 의료기술·숙련된 의료진·환자 맞춤형 관리 등 3박자가 잘 맞아야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세계이비인후과의학자 정회원 2명이 직접 이식



아주난청센터 인공와우 이식술의 특징은 최소 침습이다. 청각세포와 청신경의 손상을 줄여 남아있는 청력을 최대한 보존한다. 국내에서는 2009년도에 처음으로 정원창을 통해 전극을 삽입하는 인공와우 이식술을 시행했다.



 정원창은 소리를 증폭시키는 것과 관련된 얇은 막이다. 이곳에 전극을 삽입해 잔존 청력 보존율을 90%로 높인다. 청신경 손상을 줄여 소리가 더 잘 들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시술이 까다로워 대학병원 중에서도 시술하는 곳이 드물다.



 수준 높은 귀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국내에서 4명뿐인 세계이비인후과의학자(CORLAS)의 정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귀전문가가 아주대병원에는 두 명이나 있다. 바로 아주난청센터의 수장인 정연훈 센터장과 박기현 교수다. 정 센터장은 국제학회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아시아·태평양 인공와우 국제학회에, 올해는 대한이과학회의 연자로 초청받았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큰 시립병원인 중앙병원 이비인후과의 초청으로 인공 와우 이식술 2건을 시연하기도 했다. 국제적으로 우수하고 가치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국제논문(SCI·과학인용색인)도 최근 3년간 33건을 발표했다.



 이들의 치료 성적은 더 놀랍다. 지난달까지 아주난청센터에서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은 환자는 206명이다. 최근 5년간 보고된 합병증은 0건, 수술 성공률은 96.6%다. 국내 최고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평균적 청력은 수술 전 환경음을 인식하는 정도(1단계)에 불과했다. 하지만 소아는 인공와우 이식 3년째가 되면 독화(입술로 말을 읽는 것) 없이 대화를 이해하거나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정도(6~7단계)까지 호전됐다. 후천성 난청인 성인은 3개월이면 회복된다.



국내 최초 소이증 환자 인공 귀 재건기술 개발



인공와우 환자가 평생관리를 받는 시스템도 매력적이다. 인공와우 이식술은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 최소 5~7년간 단계적으로 언어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주난청센터는 7명의 언어치료사가 2단계에 걸쳐 체계적인 언어치료를 한다.



 또 전문 의료진·청각사·언어치료사·어지럼증 검사자·인지기능 검사자·코디네이터가 매달 두 차례 모여 진단부터 치료·재활 계획을 상호 유기적으로 관리한다. 2003년부터는 매년 인공 와우 캠프를 개최하며 평생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새로운 기술 개발과 기초 및 임상연구에 집중하는 점도 이목을 끈다. 현재 아주난청센터는 난청 관련 특허(5종)와 기초 고유기술(2종)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5년간 난청관련 기초 연구(10건)를 수행했다. 또 국내외 학회에서 우수 연구를 4차례나 시상하면서 이 분야 최고의 기초 연구 결과물을 발표하고 있다.



 먼저 정연훈 센터장은 국내 이비인후과 최초로 소이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플란트를 이용해 인공 귀 재건기술(일명 정 치료법)을 개발했다. 또 돌발성 난청환자의 스테로이드 치료 프로토콜을 구축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거나 어지럼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머리숙임·젖힘 진단법(정 진단법)을 개발해 국내외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금도 만성중이염·이독성 난청에 대해 연구 중이다.



권선미 기자





인터뷰 정연훈 아주난청센터장



-특별한 이력이 있다고 들었다.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아주대에 편입해 이비인후과와 치과의사 자격증을 모두 가지고 있다. 원래 악안면 두경부외과에 관심이 있어 의대에 편입했다. 하지만 지금 센터에 같이 일하시는 박기현 교수님의 조언으로 귀 전문의의 길을 걷게 됐다. 예상치 않았지만 어느 분야보다 재미있고, 연구·진료를 통해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어 즐겁게 일하고 있다.”



-이비인후과 의사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됐던 경험은.



 “전혀 듣지 못하던 사람이 소리를 듣는 것을 확인하고, 내가 그중 작은 역할을 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평생 수화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사람이 소리를 들으면 인생이 달라진다. 환자에게는 그야말로 기적이다. 생후 3개월에 난청진단을 받고 펑펑 울던 엄마가 인공와우 이식을 받고 3년이 지나 진료실에 와서는 아이 잔소리가 심하다고 불평할 때, 인공와우 이식 후에 자신이 새소리에 새벽잠을 깬다고 신기해하는 어르신의 미소를 볼 때 온몸에 전율을 느낀다.”



-아주난청센터의 향후 계획은.



“10년 안에 ‘세계 탑5’에 드는 전문난청센터로 거듭나겠다. K-pop부터 드라마·영화·음식·관광·언어에 이르기까지 한류 열풍이 거세다. 그 다음은 의료다. 국내 의학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몇 년 안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주난청센터는 국내 최고의 난청·인공와우 센터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겠다. 중·단기 계획을 세워 첨단 기초 연구와 미래형 환자관리 체계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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