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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막 열린 사이버 전쟁 시대

조셉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2년 전 대학 컴퓨터의 악성 코드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감염시켜 우라늄 농축에 사용하던 수많은 원심분리기를 못쓰게 했다. 이러한 파괴 활동을 두고 일부에선 새로운 전쟁 방식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에 대한 ‘사이버 진주만 공격’을 경고했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사이버 대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사이버 공간에서 전자를 세계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기는 것은 거대한 군함을 장거리 이동시키는 것보다 훨씬 싸고 빠르다. 미 해군이 전 세계의 바다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려면 수많은 난관을 거쳐 예산을 확보해 군함을 개발하고 항공모함 전단과 잠수함 함대를 건설해야 한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에선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난관이 별로 없으며 작은 국가나 심지어 국가를 배경으로 하지 않는 집단도 적은 비용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전력(戰力)이 정부를 벗어나 보급된 것이 현 세기의 가장 두드러진 정치적 변혁이다. 사이버 공간은 이런 현상의 완벽한 사례다.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 같은 강대국은 해상·공중·우주 통제 능력이 다른 국가나 비(非)국가 단체보다 강하지만 사이버 공간에서의 지배력은 꼭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강대국의 경우 군사·경제 활동 지원이 복잡한 사이버 시스템에 의존하는 바람에 비국가 단체로부터 공격당하기 쉬운 상황이 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은 인터넷의 군사적·사회적 활용도에서 전 세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에 갈수록 더 의존하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더욱 공격받기 쉬운 상태가 됐다. 지금과 같은 기술 개발의 시대에 공격은 방어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사이버 공격이라는 용어는 웹사이트의 외관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간단한 침범부터 서비스 차단, 첩보활동, 그리고 파괴에 이르는 광범위한 행동을 망라한다. 사이버 전쟁은 ‘무혈 전쟁’이지만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감염시켰던 스턱스네트 바이러스가 보여줬듯이 그 효과는 대단하다. 비용도 적게 든다.



 현재의 컴퓨터는 보안보다 사용의 편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공격자가 방어자보다 유리하다. 언젠가는 보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등 다양한 기술 혁신으로 상황이 바뀌겠지만 현재로서는 우려할 수밖에 없다. 만일 지금 시대 이데올로기적 집단이 벌이는 가장 파괴적으로 불쾌한 행동인 이른바 ‘핵티비즘’(정치·사회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선이 다른 정부·기업·단체 등의 인터넷 웹사이트를 해킹하고 공격하는 행위. 해커와 행동주의의 합성어)을 행한다면 국가안보에 숱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사이버 전쟁과 경제 스파이 행위는 국가와 관련이 있다. 사이버 범죄와 사이버 테러는 비국가 단체의 일이다.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사이버 전쟁과 사이버 테러가 미국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할 것이다. 미 국가정보국장을 지낸 마이클 매코널 제독은 “테러 집단들은 조만간 고도화된 사이버 무기를 개발할 것이다. 이는 핵무기와 똑같다. 다만 개발하기가 훨씬 쉬울 뿐이다”라고 경고했다.



 세계는 이제 막 사이버 전쟁의 맛만 겨우 봤을 뿐이다. 금융기관 네트워크 공격과 2008년 러시아와 조지아(옛 그루지야) 간의 전쟁 당시, 최근 이란 원심분리기에 대한 파괴 활동 정도다. 미국은 최고의 사이버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재앙이 될 공격을 시작할 측은 비국가 단체들이다. 이런 공격은 지금도 종종 거론되고 있는 ‘사이버 진주만 공격’보다 훨씬 위협적인 ‘사이버 9·11’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젠 전 세계 국가 대표들이 서로 모여 앉아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이 같은 위협을 줄일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조셉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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