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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릿고개 10년 … 퇴직연금으로 ‘징검다리’ 만들라



수도권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모(30)씨는 최근 회사 재무팀에서 전화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으니 확정급여형(DB형)과 확정기여형(DC형)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어느 것이 내게 유리한지 잘 모르겠다”며 “퇴직연금 수익률도 운용사마다 천차만별이라 상품 고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은퇴 크레바스 넘기 프로젝트 ④ 퇴직연금



 퇴직연금은 직원의 퇴직금 재원을 회사가 적립·운용해 직원이 회사를 그만둘 때 연금이나 일시금 형태로 돌려주는 제도다. 국민연금·개인연금과 함께 직장인의 3대 노후대비 상품으로 불린다. 직장인에게 퇴직연금이 중요한 것은 55세면 연금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특별한 소득이 없고, 국민연금도 받을 수 없는 ‘소득 크레바스’(56~65세)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런 장점이 알려지면서 퇴직연금 규모는 제도를 처음 도입한 2005년 163억원에서 지난해 약 5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퇴직연금은 크게 DB형과 DC형으로 나뉜다. DB형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는 금액이 사전에 확정된다. 운용 성과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지기 때문에 손실이 나더라도 회사가 보전해 준다. DC형은 근로자가 선택한 퇴직연금 상품 운용 실적에 따라 받는 금액이 달라지는 ‘투자형’ 상품이다. DB형보다는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을 추구하지만, 운용에 따른 이익·손실의 책임은 근로자 자신이 진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유리할까. DB형은 퇴직하기 직전 평균 급여에 근무연수를 감안해 금액이 결정된다. 임금상승률이 높은 직장에서 오래 근무한 근로자일수록 더 많은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높다면 DB형을, 그 반대라면 DC형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국내에선 DB형의 가입자가 DC형보다 5배 정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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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요즘처럼 저금리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클 때는 DB형으로 노후 대비가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에선 공격적인 DC형 가입자가 더 많으며, 최근 한국에서도 DB형에서 DC형으로 옮기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DC형에 가입할 경우 신경써야 할 것은 수익률이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C형 퇴직연금의 장기 수익률은 괜찮은 편이다. ‘한국투자퇴직연금네비게이터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이 109.41%, ‘삼성퇴직연금액티브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이 92.87%의 5년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상품의 5년 수익률은 시중금리를 훨씬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3~3% 정도로 별반 재미를 보지 못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주식투자 비중이 큰 DC형의 수익률이 낮았다”는 게 금융회사의 설명이다. 변동성이 큰 만큼 최악의 경우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게 DC형의 단점이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자산관리컨설팅부 서동필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은 운용사의 실력에 따라 성과가 좌우되는 만큼 운용사의 건전성과 운용·컨설팅 능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며 “채권혼합형·채권형·성장형 등 다양한 유형 중에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올린 뒤 50대가 되면 채권형으로 갈아타는 식으로 수익률을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를 옮기거나 55세 이전에 퇴직하면서 불가피하게 퇴직급여를 미리 받게 될 경우에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활용하면 된다. 이전에는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아 굴리는 경우가 많았다. 퇴직소득세는 물론이고 이 돈을 굴려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 이자소득세도 내야 했다. 하지만 올 7월부터 도입되는 IRP를 활용하면 이런 손실을 막을 수 있다. 퇴직하면서 그간 쌓인 적립금이 자동으로 IRP 계좌로 옮겨지는데, 퇴직소득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55세까지 퇴직금 운용기간 동안 발생한 이자에 대해서도 세금이 없다.



개인형 퇴직연금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근로자가 이직하거나 조기 퇴직했을 경우 퇴직금을 바로 사용하지 않고 은퇴할 때까지 보관·운용할 수 있도록 한 퇴직 전용 계좌다. 관련법 개정으로 오는 7월부터 기존 개인퇴직계좌(IRA)가 IRP로 일괄 변경된다. 중간 정산한 퇴직금 등에 대한 퇴직소득세를 내지 않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세금을 내는 과세이연 혜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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