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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독주 끝 멀지 않았는데, 그 다음은

김광기 선임기자
주식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지독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아니면 주식 대접도 받지 못한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근방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동안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삼성전자의 그늘에서 다른 종목들은 줄줄이 미끄러졌다. 은행·증권 등 금융주와 중소형주 등이 대표적이다. 제로섬 게임의 희생양들이다. 삼성전자를 뺀다면 현재 코스피지수는 1900선에 불과하다.

 도대체 왜 이런 걸까. 먼저, 주가 양극화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도 애플의 독주에 투자자들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독주는 역설적으로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회복 신호를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일반 소비재와 유통·건설 등의 경기 호전은 좀 더 지켜보자는 경계심이 강하다는 얘기다. 유독 호경기를 확인할 수 있는 게 모바일 생태계이고, 여기서 독보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게 바로 애플과 삼성전자, 그리고 주변 IT 기업들인 것이다.

 둘째, ‘되는 쪽’으로만 돈이 몰리다 보니 이제 돈이 돈을 부르는 쏠림현상까지 빚어진다. 참다 못한 투자자들이 항복 선언을 하듯 다른 종목들을 던지고 삼성전자 진영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그렇다. 삼성전자의 시대를 맞아 처참한 신세가 된 게 주식형펀드들이다. 국내 펀드 중 삼성전자의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비중(약 18%)만큼 주식을 채워놓은 곳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코스피지수에 한참 못미치는 수익을 내고 있다. 주가지수를 따라가는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지 뭐하러 높은 수수료를 물며 펀드에 가입하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주식형펀드의 환매를 재촉하는 모양이다. 펀드 환매는 주가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펀드매니저들은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삼성전자를 뒤쫓아 사들이는 대신 더 큰 액수의 다른 주식을 팔아치운다. 이제 삼성전자의 주가는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영역으로 들어서는 느낌이다. 기대 수익보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비합리적이란 것은 그 끝이 어딘지도 가늠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된다. 갈 때까지 가보는 수밖에. 하지만 변곡점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가 나온다. 국내 운용사들이 뒤늦게 덤벼드는 틈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점차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순매수하는 날이 줄어든 가운데 순매도로 돌아서는 날이 늘고 있다. 일단 차익을 실현하고 이익 신장세를 지켜본 뒤 다시 사든 말든 하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주가 150만원 선이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휴식에 들어간 뒤다.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약진할 것인가, 아니면 함께 강요된 휴식을 취할 것인가. 종목별 각개약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실적과 재료를 갖춘 경우다. 이들 종목에 삼성전자의 휴식은 먹구름이 걷힌 뒤의 햇살일 수 있다. 최근 현대차 관련주들의 득세가 그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삼성전자가 쉬면 아무래도 코스피지수의 행보는 주춤해질 공산이 크다. 지금은 ‘포스트 삼성전자’를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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