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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무서워 한국오는 일본인들, 왜 해운대지?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구 중동주민자치센터를 찾은 일본인들(오른쪽)이 자원봉사자들에게 일대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달 말 부산 해운대구청 민원실 외국인 안내 창구.

 “안녕하세요.” 감색 정장을 입은 50대와 30대의 일본인 부자(父子)가 민원여권과 서선영(37)씨에게 서툰 한국말로 인사를 하며 다가왔다. 이들은 다소 어색한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 “이곳에서 한국어를 무료로 가르쳐 주느냐”고 물었다. 서씨가 “왜 한국어를 배우려 하느냐”고 되묻자 50대 일본인은 “일본 땅이 (지진 때문에) 불안해 자식·손주와 안전한 부산에서 살고 싶다. 그 전에 말을 배우고 싶다”고 답했다. 이들은 구청 지원으로 수요일마다 열리는 ‘외국인 한국어 교실’을 둘러보고는 “조만간 다시 와 수업을 듣겠다”고 말하고는 되돌아갔다.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불안감을 느낀 일본인들이 부산 해운대구로 몰리고 있다. 전입신고가 늘고 부동산 매입도 증가했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기후도 비슷한 데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높기 때문이다.

 9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일본인의 전입신고는 2009~2010년 5명에서 지난해 39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3월 현재 24명이 해운대로 옮겨왔다. 구청의 일본어 통역 김영수(57)씨는 “올 초부터 일본인들의 이주 문의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인의 부산지역 부동산 취득도 늘어 지난해에만 19건이 증가했다. 고재일(58) 태영공인중개사무소장은 “올 들어 일본인들이 월 2~3차례 정도 3, 4명씩 짝을 지어 아파트를 둘러보러 온다”며 “투자 목적보다는 지진 불안감 때문에 부동산 매입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해운대구 우동에 일본인 해외이주를 지원하는 ‘롱스테이 재단’ 한국 살롱(지원센터)까지 들어섰다. 일본 정부의 인가를 받은 이 재단은 해외 거주를 희망하는 일본인에게 각 나라 살롱에서 취합한 부동산 등 이주 정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일본인이 몰리는 데는 지진 불안감이 가장 큰 이유지만 싼 물가와 다양한 문화·휴양시설도 한몫한다. 4년 전 해운대로 온 사카이 마유미(47·여)는 “생활·문화시설이 잘 갖춰져 편리하다”고 소개했다. 2주마다 취재차 부산에 오는 모모이 노리코(35·여·여행잡지사 기자)는 “1억 엔(13억7000만원)으로 도쿄에서는 24평 아파트밖에 못 사지만 해운대는 50평대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청도 일본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초 외국인 안내 창구에 일본어 통역 한 명을 새로 배치했고 일본인에게 한국말을 가르치는 ‘한국어 교실’도 열고 있다. 일본어 가능 병·의원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구청은 또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와 좌동에 일본인 상담 전문 부동산 중개소 3곳을 확보했다. 주상복합아파트와 빌라가 밀집해 있어 일본인들의 부동산 매입 문의가 많은 지역이다. 배덕광 해운대구청장은 “지진 불안감으로 일본인들의 해운대구 이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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