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아들아, 아빠 봤지? … 아이 위한 찡한 세리머니

호벨치가 대구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오른쪽 귀에 손을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제주유나이티드, 중앙포토]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구 FC의 프로축구 경기가 열린 지난 7일. 후반 19분 선제골을 넣은 브라질 공격수 호벨치(31·제주)는 제주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을 향해 달리며 오른쪽 귀에 손을 갖다댔다. 함성을 유도하는 듯한 제스처에 홈 관중이 환호했다. 히지만 호벨치의 세리머니는 한 사람을 위한 선물이었다. 관중석에 앉아 있던 첫째 아들 후안(8)이 그 주인공이다.

 제주의 2-0 승리로 끝난 뒤 호벨치는 “갓난아기 때 병을 앓아 두 귀가 들리지 않는 아들을 위한 것”이라고 세리머니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후안이 태어난 지 8개월이 됐을 때 온몸이 불덩이가 될 만큼 열이 난 적이 있다. 브라질 북쪽의 바이아라는 곳에 살 때였다. 동네 작은 병원에 데려갔더니 자신들은 손댈 수 없다고 해서 15일 동안 수소문해 아들을 치료해줄 병원을 찾았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청력뿐 아니라 시력까지 잃었을 수도 있었다”며 “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후안은 18개월 때 재수술을 해 지금은 보청기를 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호벨치는 이날 아들이 보는 앞에서 그간의 부진도 말끔히 씻어냈다. 개막 후 5경기 1골에 그쳤던 호벨치는 팀에 승점 3점을 안겨준 결승골을 터뜨려 주전 공격수로서 제 몫을 했다. 호벨치는 “아들은 내가 세계 최고 선수인 줄 안다. 그래서 골을 못 넣으면 나보다 더 속상해한다”고 멋쩍게 말했다.

갓난아기 때 병을 앓아 귀가 들리지 않는 아들을 위한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카림 가르시아(오른쪽 아래)와 브라질 축구스타 베베토(왼쪽 아래)도 뜨거운 부정(父情)을 표현하는 세리머니를 펼친 바 있다. [사진 제주유나이티드, 중앙포토]

 국내 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카림 가르시아(37·멕시코)도 홈런 세리머니로 부정(父情)을 표현했다. 가르시아는 홈런을 친 뒤 홈을 밟으며 오른쪽 어깨를 두드리는 제스처를 했다. 홈런을 친 자신의 팔을 자랑스러워하는 게 아니다. 큰아들(디에고 가르시아) 얼굴을 문신으로 새긴 어깨를 두드리며 고국에 있는 두 아들과 기쁨을 나누는 의식이었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대장이 없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둘째 아들(카림 가르시아 주니어)이 아버지 눈에 밟혔다. 2008년 롯데 시절 가르시아는 “세리머니 때마다 둘째가 많이 생각난다”고 털어놨다.

 브라질 축구 스타 베베토의 ‘요람 세리머니’는 대표적 골 세리머니로 자리 잡았다. 1994년 미국월드컵 대회 도중 2세를 얻은 베베토를 위해 팀 동료들이 아기를 어르는 듯한 동작을 한 게 기원이었다. 이후 태극전사들도 2010년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요람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골키퍼 정성룡의 득남을 축하하는 의미였다.

 가족 사랑은 치열한 싸움터에서 남자들을 뛰게 만드는 힘이다.

제주=손애성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