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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옆 일곱난쟁이 … 코 대신 무엇을 달고있니?

살구색의 ‘멍청이(Dopey)’ 옆에 선 폴 맥카시.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중 난쟁이 캐릭터를 발칙한 성인판으로 변주했다. [사진 국제갤러리]
전시장 문을 열면 탁한 고무 냄새가 코를 찌르는 가운데 원색의 조각상들과 눈이 마주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 나왔던 그 난쟁이들이다.

새파란 ‘졸림이(Sleepy), 살구색의 ‘멍청이(Dopey)’, 검정색의 ‘행복이(Happy)’ 등 총 아홉 명이다. 일곱 난쟁이에 ‘심술이’와 ‘멍청이’가 하나씩 더 추가됐다. 키 156∼193㎝ 가량의 이 난쟁이들은 고깔모자나 코 대신 확대된 남근을 달고 있다.

 ‘문제적 작가’, 심하게는 ‘패륜아’라 불리는 미국 미술가 폴 맥카시(Paul McCarthy·67)가 국내 첫 개인전 ‘아홉 난쟁이’를 연다. 칠순을 바라보는 이 작가는 유난히 동화를 좋아한다. ‘백설공주’ ‘피노키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등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동화는 이처럼 독하다. “동화는 우리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줬다. 우리가 현실에 길들여지는 과정이다. 동화를 모티브로 한 작업을 통해 난 ‘우리가 누구인가’ 말하고 싶은 거다”라는 게 작가의 항변이다.

 젊고 아름다운 백설공주를 향해 야릇한 시선을 보내는 듯한 난쟁이들. 이들은 사랑스럽거나 외설스럽기보다 오히려 딱하다. 맥카시는 “난 가부장제 속의 남성, 광대로서의 남성에 줄곧 관심이 있었다. 그것은 결국 누가 권력을 쥐고 있느냐, 누가 통제하느냐의 문제다. 그러니 남성·남근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현실 세계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흥청거리는 모습을 담은 ‘지하벙커’(2003) 등으로 현대사회의 퇴폐와 금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맥카시는 “작가는 우리 시대의 문화를 얘기해야 한다. 순수 형식만으로는 문화에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그래서 작가는 광대다. 광대에게 성소(聖所)는 없다”고 말했다.

 맥카시는 1993년부터 2001년 사이 열린 베니스 비엔날레에 네 차례 참여했다. 2003년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3관 개관전이다. 이 화랑이 개관 30주년을 맞아 신축한 건물이다. 5월 12일까지. 무료. 02-735-8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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