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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과학 산책] 투표의 심리학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미디어본부장
내일 선거에선 목소리가 저음인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미국 듀크대와 마이애미대의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그렇다. 연구팀은 “오는 11월 내게 투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는 여러 남녀의 목소리를 녹음했다. 녹음은 조작을 통해 저음과 고음의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이를 남녀 재학생 각각 80여 명에게 들려주고 어느 쪽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물었다. 그 결과 저음의 남녀 목소리는 고음 쪽에 비해 약 20%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실험에선 길 가던 성인 남녀 각각 105명에게 녹음을 들려주고 어느 후보가 강인하고 신뢰할 만하며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 결과 저음의 여성 후보는 남녀 모두에게, 남성 후보는 주로 남성에게 이 같은 자질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권자의 선택에는 외모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정치적 지식이 부족하고 TV를 많이 시청하는 유권자에게 그렇다. 지난해 7월 미국 MIT 연구팀이 미국 정치학회보에 발표한 논문을 보자. 연구팀은 2006년 미국 하원의원 선거에서 3만6500명의 투표 행태를 표본조사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외모의 영향은 정치적 지식 수준이 하위 25%에 속하는 사람들에게서 결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TV를 많이 시청하는 사람들은 후보의 외모 점수가 10점 올라갈 때마다 지지 투표율이 4.8% 높아졌다. 중간 수준 시청자에게선 2%, 거의 시청하지 않는 사람에게선 0.8% 올라갔다. 외모가 후보의 공직 재임 기간과 같은 수준의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다. 정치적 지식 수준이 중간에 속하는 50%의 유권자는 이 같은 반영률이 각각 1.3%, 1%, 0.8%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의 가장 중요한 선택은 기권을 할지 여부다. 여기에 참고할 만한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해 9월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연구팀이 ‘심리과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이다. 연구팀은 2010년 시의원 선거 투표를 마친 사람들에게 3개월 후 열리는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먼저, 자신이 투표한 정당이 어느 정도 표를 얻을까를 예상하게 했다. 이어 평소 기권하는 사람들이 모두 투표한다면 득표율이 어떻게 달라질까를 물었다. 평균적인 답변은 자신의 지지 정당에 대한 득표율이 17%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아전인수(我田引水)는 심지어 여론조사 결과가 이와 반대라는 사실을 알려줘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러니 선거에서 승리한 당이 오만해지는 것도 이해가 간다. 침묵하는 기권층이 자신의 지지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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