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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인사이트] 재정부 ‘복지 공약’분석 돌팔매 맞을 일인가

서경호
정책팀장
6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 기획재정부 7층 회의실.

 노란색 점퍼를 입은 민주통합당 항의방문단이 들어섰다. 김진애 민주당 ‘관권선거대책위원장’은 “재정부가 알고 저지른 조직범죄”라고 목청을 높였다. 전날 선거관리위원회는 재정부의 정치권 복지 공약 분석에 대해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를 명시한 공직선거법 제9조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항의방문단의 기세는 등등했다.

 동행한 이종걸 의원은 “이명박 정권에서 낭비한 4대 강 예산과 감세 정책을 되돌리면 (공약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했다. 백재현 의원은 “(민주당 경제통인) 장병완·강봉균 전 장관이 2년간 같이 검토해 세밀하게 만든 공약을 재정부가 뭔데 평가하느냐”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천 탈락 후 이미 정계 은퇴를 선언한 강봉균 의원 이름이 ‘준비된 공약’의 보증인처럼 거론됐다.

 선관위의 결정과 야당의 반발을 지켜보는 과천 관가의 반응은 묘했다. “아쉽지만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는 재정부의 공식 입장과 달리 답답함을 토로하는 관료가 꽤 있었다. “선관위가 문제 삼은 공직선거법 9조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관권선거를 막기 위해 생긴 조항인데 이를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 아니냐.”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맞서 재정당국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게 본연의 역할 아닌가.”

 재정부는 이번에 여야 총선 공약의 복지성 공약을 분석하면서 5년간 268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선관위의 걱정을 감안해 재정소요액의 하한선만 공개했다. 정부가 공개하지 않은 상한선은 ‘깜짝 놀랄 만한 숫자’라는 말도 흘러나온다.

 정부 관료 누구도 정치권 복지 공약을 거론하면서 야당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정부 발표 직후부터 야당이 반발하고 나선 것은 공약과 관련된 야당의 세출·세입 자체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세출 구조조정이나 비과세 감면 정비를 유행어처럼 뒤에 붙이지만 이는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부르는 일이라 실행이 쉽지 않다.

한 관료는 “여야의 복지 공약을 보면 ‘단계적’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며 “이는 여야가 표를 얻기 위해 ‘전략적 모호성’을 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복지비용 분석은 정부가 아니라도 우리 사회 누군가는 꼭 했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참에 선거 공약을 내세울 때 아예 독립기관의 분석 자료를 첨부하게 하면 어떨까. 호주·뉴질랜드·네덜란드 등 선진국은 선거 전 재정보고서를 발간하고 여야 선거공약에 따른 재정 소요를 정부 부처 또는 출연연구기관이 객관적으로 추계해 공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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